또한 국가 연구개발(R&D) 지원금이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10대 재벌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병호 의원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25개 출연연구원으로부터 받은 '지난해 미래부 산하 출연연구원 세출절감 내역' 가운데 통합이전 기초기술연구회 소속 11개 출연연 140억7000만원,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14개 출연연 115억5000만원 등 총 256억원의 예산을 강제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국가측정시스템 선진화 연구예산 5억원, 첨단측정교정장비 선진화예산 5억원 등 총 17억원을 미집행하는 방식으로 절감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우주센터 2단계사업 예산 17억원을 미집행하는 방식으로 예산을 절감했다. 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능형 상황인지 및 IOT 기반 기술개발예산 2억6000만원, 유무선 빅 네트워크 원천기술 연구예산 2억7000만원, 중소기업 동반성장 및 기술사업화 성과확산예산 3억6000만원 등 총 18억원을 미집행해 절감했다.
문 의원은 “정부가 확정예산을 미지급, 미집행하는 방식으로 예산절감을 요구했는데 출연연구원들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밝혀 왔다”며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이어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시켜 미래 먹거리를 만들겠다던 박근혜 정부가 정작 세수가 부족해지자 과학기술 출연연구원들의 연구개발 예산과 시설장비 예산을 강제불용시켰다”며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얼마나 허구적이고 이율배반적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질타했다.
또한 같은 당 유승희 의원은 지난 2009년부터 최근 5년 동안 민간부문에 지원된 과학기술과 국방관련 R&D 지원금 16조1481억원 중 10대 재벌에 지원된 예산은 2조5592억원(전체의 15.8%)으로 조사돼 자료를 발표했다.
특히 이 자료에는 삼성과 현대차 그룹에만 R&D 예산의 7%에 가까운 1조1255억원이 집중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개 기업당 지원금 규모도 중소기업에 비해 대기업은 12.8배, 삼성그룹 계열사는 32배나 많은 예산을 지원받았다.
1사당 R&D 지원금은 평균 3억2000만원으로 나타난 반면 삼성그룹 계열사는 이보다 무려 32배나 많은 103억3000만원을 지원받았다. 현대차 계열사는 18.5배 많은 59억8000만원을 받았다.
대기업 1개 평균액도 중소기업의 12.8배 많은 41억3000만원을 지원받아 소기업과 대기업, 재벌기업 계열사 간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2009년에는 중소기업 평균 2억9000만원 지원한 반면, 삼성그룹 계열사에는 132억2000만원을 지원해줘 무려 45.5배 차이를 보였다.
유승희 의원은 “10대 재벌기업과 대기업들은 R&D 투자여력이 중소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충분한 상황에 있고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R&D 투자비에 대한 3~4% 법인세 감면 혜택까지 받아 이중 지원의 특혜를 받고 있다”며 “국가 R&D 지원 사업에 다양한 중소기업들의 참여를 통해 새로운 기술과 창의적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지원 중심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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