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해양강도로 우뚝 서려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을 타깃으로 한 전략수립이 필요하다. 충남발전연구원이 최근 펴낸 '충남-허베이성 교류협력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이같은 주장이 더욱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2004년 충남도 주요 수출국 통계에서 중국은 20% 가량으로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10%대 중반인 홍콩, 일본과 비교해도 별로 격차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로부터 9년이 지난 2013년 상황은 달라졌다.
중국 경제의 초고속 성장으로 중국에 대한 충남도의 무역의존도는 가파른 상승으로 무려 45%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두 번째로 수출이 많았던 홍콩이 15%에 그쳤던 점을 감안할 때 중국시장은 충남도에게 없어서는 안 될 '빅 마켓'이다.
자연스레 충남도가 해양강도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대중국 무역을 하기 위한 제대로 된 전전기지 육성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
서산 대산항은 도내에서 자타공인 대중국 무역 허브다. 27일 충남도와 지자체에 따르면 대산항은 중국 산동성 영성시 용안항과 339㎞ 거리로 한·중 최단거리 항로다.
대산산업단지는 울산과 여수에 이은 국내 3번째 규모의 석유화학단지다. 현재 대산항에서 운영중인 부두는 29선석이며, 2020년 전·후를 목표로 16선석을 추가개발 중이다. 지난해 대산항의 물동량은 7049척, 6897만9000 R/T로 기록됐다. 전국 31개 무역항 중 6번째 화물처리 능력이며, 유류화물만 따지면 4619만 RT로 전국 4번째 규모다.
대산항은 2016년 중국 용안항을 오가는 국제여객선 취항을 앞두고 있다. 대산항 주변으로 도로와 철도까지 연결되면 국내 균형산업발전과 대중국 경제벨트 역할을 할 인프라 구축이 완성된다.
이를 위해 서산시는 대전~당진 고속도로의 대산항 연결과 국도38호선 확장, 서산국지도 70호선의 건설 계획을 세웠다. 도내에는 홍성군에서 경기도 화성시까지 연결되는 서해선 복선전철도 건설된다. 이 노선과 대산항을 연결하는 철도 건설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대산항이 인천항과 평택항 등을 따돌리고 우리나라 '넘버 원' 대중국 교역 기지 역할을 하기 위해선 예산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계획상 항만 개발을 위해서는 2020년까지 예정된 3차 개발을 위해 1조원, 남은 도로 개발을 위해서는 7000억원, 철도 건설을 위해서는 1조 8856억원, 총 3조 5856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이중 내년 공사를 위해 확보된 예산은 각각 213억원, 100억원, 300억원 상당이다. 현재까지 대산항 개발을 위해 들어간 돈은 20여년간 3000억원 수준이며, 3차 개발 완료 후에도 10년 단위로 계획을 연장하게 된다.
전세계적인 해운업계의 불황이나 미미한 민간투자, 중국의 기술력 향상에 따른 수입물품 감소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 충남의 대중국 경제벨트가 청사진으로만 그치지 않도록 행정당국과 대기업, 충청권 인사들의 지원이 절실하다.
서산시 관계자는 “대산항까지 고속도로 연장은 국가에서조차 꺼리고 있어 언제 착동될지도 모르는 상태”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민간은 자신들이 필요한 시기가 돼야 투자에 나설 것 같다”고 내다봤다.
내포=유희성 기자 dyh 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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