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통폐합 학과의 경우 서로 다른 전공을 무리하게 통폐합시킨 것도 상당수인 것으로 드러나 대학들의 인위적인 정원 감축과 구조조정보다는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충남대는 2015년 175명, 2016년 201명, 2017년 135명 등 오는 2017년까지 총 511명 감축을 목표로 올해 12개 학과를 6개 학부로 줄여 이번 수시모집에 나선데 이어 2차로 국사학과와 사학과, 화학과와 생화학과, 기계공학과와 기계설계공학과·메카트로닉스공학과 등 20개 학과의 통폐합을 유도하고, 3차로 국문학과, 한문학과 등 16개 학과의 통폐합을 추진할 방침이다.
한남대도 학과의 정원감축이외에도 2015학년부터 15개 학과·부를 8개 학과(부)로 줄여 46명의 정원을 감축하고, 2016학년도에는 법과대학과 사회과학대학을 법정대학으로, 조형예술대학을 조형예술학부로 조정하는 한편 11개 학과·부를 6개 학과부로 조정해 74명의 정원을 줄일 계획이다.
목원대도 올해 국어국문학과와 국어교육과를 통합하면서 사실상 국문과를 폐지했고, 배재대도 단계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하고 내부 논의중이다.
문제는 지역대학들이 학과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유사 전공이 아닌 학과까지도 인위적으로 학과 통합을 추진하는 경우가 상당수라는 점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관악 갑)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08~2014년 전국 4년제 대학 학과 통폐합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7년간 전국 191개 4년제 대학 중 161개 대학에서 학과의 신설·폐과 등의 통폐합이 이뤄졌고, 서로 다른 전공을 무리하게 통합해 기형적인 전공으로 통합한 경우가 58건, 이를 위해 폐과된 학과는 118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배재대는 올해 공학계열의 화장품학과와 응용화학과를 합쳐, 제약공학과를 통합신설했고, 지난 2012년 건양대는 건축학과, 인테리어학과를 각각 폐과시키고 신설한 '의료건축디자인공학과'에서 '해부학', '의료서비스경영론' 등의 전공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기홍 의원은 “대학들이 무분별한 학과 통폐합을 학과특성화, 학문융합 등의 미사여구로 포장하고 있다”며 “교육부는 대학 학생정원 감축, 학과 폐지 등 눈에 보이는 실적쌓기에서 탈피해 근본적인 대학구조개혁방안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희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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