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문준 교수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
▲3주 이상 계속되는 기침 주의= 보통 감기 기침은 흔한 증상으로 간단한 치료와 처방으로 대개 3주 정도면 좋아진다. 그러나 3주 이상 계속되거나 재발되는 경우에는 만성 기침으로 본다. 이 경우에는 감기 이외의 원인을 적극적으로 밝혀 치료해야 한다.
성인의 만성 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은 흡연이다. 흡연자가 하루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중 절반 정도에서는 만성적인 기침이 나타날 수 있다. 만성 기침의 원인질환으로는 콧물이 목뒤로 넘어가는 후비루증후군이 가장 많고, 기관지 천식이 두 번째로 많다. 그리고 위 속의 내용물이 식도로 넘어 오면서 발생하는 위식도 역류 증후군이 세번째다. 이 세가지 질환이 약 83% 정도 차지할 정도로 가장 흔하다.
이외에도 흡연을 오래할 경우 발생하는 만성 기관지염, 반복적인 폐렴이나 폐결핵의 후유증으로 생기는 기관지확장증 등이 있을 수 있다. 또 기관지암이나 기관지 결핵, 심장 질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고, 혈압약 중에서 안지오텐신 효소 억제제를 쓸 경우 일부에서 만성적인 기침이 생길 수 있다. 뚜렷한 원인이 없는 경우 스트레스에 의한 심인성 기침이 있을 수 있고, 이러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후비루 증후군에 의한 만성기침= 후비루 증후군은 만성 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분비물이 목뒤를 자극하게 되면 기침이 생기는 경우로서, 주로 비염, 부비동염, 즉 축농증, 비인후염과 연관되어 발생한다. 후비루 증후군의 증상으로는 콧물, 코막힘 등의 비염 증상, 후비루 증상, 즉 목뒤로 분비물이 넘어가는 증상, 목뒤의 이물감, 목에 있는 객담을 뱉어내는 증상, 재채기 등이 있을 수 있다.
후비루가 있을 때 나타나는 기침은 대개 2회 내지 4회 정도의 기침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며, 낮과 밤에 모두 발생하지만 야간에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기침형 천식= 우리가 흔히 기관지 천식이라 함은 숨이 차고, 기침이 나면서, 숨소리가 쌕쌕거리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부의 천식 환자에서는 호흡곤란을 동반하는 전형적인 천식과 달리 기침만 유일한 증상을 나타내는 기침형 천식이 있다.
기관지 천식이 생기는 것은 기관지가 정상인에 비해서 너무 예민해서 여러 자극에 대해서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면서 좁아지기 때문에 호흡곤란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기침형 천식에서는 기관지가 덜 예민하기 때문에 기침만 생기며, 나중에 기관지가 더 예민해질 경우 일부에서 전형적인 천식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대개의 기침형 천식 환자에서의 기침은 아주 특징적이지는 않지만, 가래가 없는 마른기침으로, 한번 시작한 기침은 토할 정도까지 연속적으로 나오며, 주로 밤이나 이른 아침에 많이 나온다. 또한 감기가 걸린 후에 기침만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고,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에 노출될 경우에 심하게 나타난다.
운동을 할 때나 추운 날에 새벽기도를 갔다 오거나 아침운동을 즐기는 경우, 에어컨 바람이나 선풍기 바람을 쐴 때 기침이 더 심해지다가 공기가 약간 따뜻하면 기침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가끔은 일부의 환자들이 진료를 보러 올 때는 목에 손수건을 두르고 오는 경우도 있다.
▲위식도 역류증후군에 의한 만성기침= 위식도 역류 증후군은 위속의 내용물이 다시 식도 쪽으로 역류하면서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그 자체의 증상으로는 속이 쓰리고, 신맛을 느끼거나, 복부의 팽만감이 있으면서, 소화불량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 질환과 연관되어 호흡기 증상이 동반되어 나타날 수 있는데 만성 기침이나, 목이 쉰다거나, 목 부위가 불편하다거나, 야간에 흡인 증상으로 사래가 자주 걸린다든지, 천식처럼 목에서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타날 수도 있고, 가슴이 아프거나, 잘 때 가끔 숨을 안 쉬는 등의 증상을 다양하게 보일 수도 있다.
일부의 환자에서는 소화기 증상이 없이 만성적인 기침만 유일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러한 기침은 위 내용물이 역류하면서 식도의 밑 부위에 있는 기침 수용체를 자극하면서 생긴다.
▲만성기침의 진단방법 및 치료= 대개 만성적으로 기침이 있는 환자들은 기침 자체의 증상만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기침을 억제하는 진해제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약물을 복용하는 것만큼의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침이 심할 경우에는 마약성 진해제도 사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진해제만을 이용한 증상치료에는 증상 완화에 한계가 있고, 보다 근본적인 만성기침의 원인을 찾아 치료하지 않을 경우 효과적인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가 없다.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급적 만성적인 기침의 원인을 찾는 것이고, 이에 따른 원인 치료가 가장 필요하다.
나문준 건양대병원 교수는 “만성 기침이 있는 환자에게서 치료 전에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병력과 증상이 반드시 중요하다"며, "이에 근거를 두고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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