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정진후(비례)의원이 발간한 정책자료집 '국립대학 기성회비 문제점과 해결 방안'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전국 38개 국립대학들이 기성회 회계 세출총액의 13.3%에 해당하는 9325억원을 시설비나 자산취득비, 토지 매입비 등 자산적 지출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성회 회계로 취득한 시설과 물품은 '국립대학 비국고회계 관리규정'에 따라 국가에 기부채납되기 때문에 결국 학생과 학부모 부담으로 국가 자산을 매입한 셈이다.
충남대는 지난 4년간 기성회 회계의 8.9%인 397억4800만원을 자산적 지출에 사용했고, 충청권에서는 충북대가 281억3000만원(8.7%), 공주대 49억4200만원(15.5%), 한밭대 196억900만원(11.7%), 한국교통대 149억5200만원(8.9%), 공주교대 40억(11.8%), 청주교대 29억3000만원(10.0%)을 자산적 지출에 각각 사용했다. 국고 회계에서 부담해야 하는 교수 채용 비용도 상당수 국립대학에서 기성회 회계에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만 충남대는 교원 공개 채용에 5759만원을 지출한 것을 비롯해 신임교수 연수에 1348만원을 지출했고, 외국인교수 외부 아파트임대료 지원 1억1078만원, 외국인교수 숙소지원 2659억원, 외국인교원숙소제공 704만원 등을 기성회 회계에서 지출했다.
공주대 역시 교수 공채심사위원 수당과 진행요원 수당 6847억원을 비롯해 교원 신규 채용 경비 2092억원을 기성회 회계에서 지출했다.
최근 4년간 국립대학 기성회 회계에서 공공요금을 30% 이상 부담한 대학은 26개에 이르는 가운데 충남대는 153억2300만원(48.1%)으로 경북대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했다. 공주대는 8440만원(52.6%), 한밭대는 3719(54.9%)를 각각 지출했다. 이와 함께 충남대는 지난해 2억1427만원을 정부의 평가 인증사업에 지출했고, 충북대도 2294만원을 평가 인증에 지출했다.
정 의원은 “국립대학이 공교육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전체 고등 교육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국립대를 적극 육성ㆍ지원해야 한다”며 “국립대학의 정체성과 공공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국립대학법'을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한해 동안 국립대 기성회 회계에서 부담한 정부 지원 부족분은 6224억1900만원인 가운데 충청권 7개 국립대는 충남대 364억8700만원 등 총 986억2800만원(15.8%)을 부담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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