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교사는 손떼라?… 교육부 담임종결 폐지 검토

학생 지도 차질 등 부작용 우려도

교육부가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한 후 담임교사가 자체해결할 수 있는 '담임종결 절차' 폐지를 검토중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현재 연구중인 '학교폭력 가이드라인'에서 검토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담임교사가 학생폭력으로 인한 학생 지도에 나서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로 사소한 다툼까지 중대한 학교폭력 문제로 비화되는 등 사건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26일 교육부와 대전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내년부터 시행하는 학교폭력 근절종합대책의 3차 계획에 학교폭력 발생시 담임교사가 자체 해결할 수 있는 '담임종결' 절차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현재 교육부의 '학교폭력사안처리 및 초기대응 절차' 매뉴얼에는 담임교사의 자체 해결 사안을 규정해 객관적인 학교폭력 발생 증거가 없거나, 가해 학생이 즉시 잘못을 인정해 피해 학생과 화해가 이뤄질 경우 담임 교사가 자체적으로 사건을 매듭지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담임 교사가 화해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양측에 화해를 종용하거나 사건 종결 처리 이후 피해자측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담임종결 제도에 대한 논란도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담임종결 제도 자체를 폐지하거나 '담임종결'이라는 명칭 수정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같은 교육부의 '담임 종결' 폐지 검토를 놓고 일선 학교에서는 담임 종결 절차가 없어질 경우 사소한 다툼까지 모두 학폭위에서 처리하게 되면서 사건이 중대한 학교 폭력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담임종결 절차 폐지로 담임이 학교폭력 사건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없어지면서 학생들의 지도에도 큰 어려움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담임 교사는 “초기 제기됐던 문제들이 지금은 어느정도 안정단계에 있다”며 “문제가 있다면 제도를 보완해야지 무조건 폐지하는 것은 맞지가 않다”고 말했다.

대전시 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23일 시도교육청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교육부가 학교폭력 근절대책안에 대한 의견 수렴 과정을 가졌는데, 정확히 폐지하겠다기보다는 내외 의견을 수렴해 조정중인 단계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