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 외지건설사가 독식… 지역업체는 '빈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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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세종 외지건설사가 독식… 지역업체는 '빈 손'

민간아파트부터 청사 등 공공사업까지 지역업체 참여 저조 하도급계획서 이행 확인 등 제도 개선·자체 경쟁력 강화 시급

  • 승인 2014-10-26 16:35
  • 신문게재 2014-10-27 2면
  • 박전규·이희택·조성수 기자박전규·이희택·조성수 기자
<속보>=외지업체의 독식으로 지역 기업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어, 이에 따른 대책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

실제, 대전시의 대형건축공사장(1만㎡ 이상) 17곳을 대전시와 대한전문건설협회가 합동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지역업체 참여율은 60.9%를 기록한 반면, 외지업체 건설현장의 지역 기업 참여율은 50.8%에 그치며, 참여율이 절반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도시 개발이 한창인 세종시 역시 대전과 사정은 비슷하다.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 취지로 건설 중인 세종시에서도 외지업체 독식 및 철새 업체 난립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오는 2030년까지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명명된 예정지역 내 지역 건설업체 참여 지분 문제는 해묵은 논쟁으로 되풀이되고 있다.

행복도시건설청은 전임 최민호·송기섭 청장 재임 시절 지분율 30% 이상까지 확대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지역 건설업체의 경쟁력 부재와 수도권 주요 건설사들의 기득권 및 하청업체 결탁이란 공공한 벽에 부딪혔다.

전 국민의 도시로 건설되고 그 성과가 고루 나눠져야 한다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지만, 절반에 가까운 지분을 부여한 혁신도시와 다른 기준 적용으로 인해 지역 건설업체는 헛물만 켜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영역은 도로와 공원, 다리, 하천 등 기반시설 공사와 함께 정부세종청사 등 공공부문에도 해당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민간 공동주택용지와 상업용지에서도 외지 업체 독식구조는 공고히 진행되는 모습이다. 민간 공동주택용지 파이의 약 44%를 호남권, 44.5%를 수도권이 각각 점유했다. 충청권은 경상권(6.05%)에도 밀린 5.7%에 그치고 있다.

공동주택용지의 경우, 충청권 건설사 '대응력 부재'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지만, 현행 공동주택용지 입찰제도의 모순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 상업용지 공급과정에서도 도시의 자족적 성장가치와 자긍심에 기반한 소유주 양산이 아닌 수도권 거대자본의 잠식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심심찮다.

이밖에 발주공급 당시 세종시에 주소지를 둔 건설업체는 누구나 응찰할 수 있는 제도상의 허점을 파고든 외지 일반건설업체 및 소위 페이퍼컴퍼니 진출도 문제되고 있다. 올해 말 세종시 신설학교 건립공사 발주를 앞두고 전입업체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는 데서 실체를 찾을 수 있다.

대전지역 한 기업인은 “세종시 개발 사업에 외지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대전시와 경제계가 좀더 생각해 봐야 할 부분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상가 개발 등도 대부분 타지역 업체가 맡고 있어, 지역 기업 참여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대전시회는 “지역업체의 참여율은 결국 건설경기, 더 나아가 지역경제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크다. 지역업체 참여에 인색한 외지업체의 건설현장에 대해 하도급시행계획서 이행 여부 확인 등 지역업체 참여율을 꾸준하게 높여나가야 한다”고 했다.

지역 업체 사업 참여도 저조에 대해 지역 경제단체들은 제도개선 등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대전상공회의소는 “지자체에서는 중소기업들이 지역 내에서 시행하는 각종 공공입찰을 비롯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릴 수 있도록 제도개선 등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며 “지역 업체는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전규·이희택·조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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