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찬·김창수 전 의원 등과 함께 지역 출신의 현역 비례대표인 김용익·도종환 의원은 차기 총선을 대비, 지역위원장 공모에 응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 달리 지원하지 않았다. 지역위원장은 차기 총선 과정에서 조직력 등 공천을 받는데 유리한 입지를 선점할 수 있는 자리다.
그럼에도 이들이 불참을 택한 것은 지역위원장 선정 작업을 주관하는 조강특위가 계파별로 안배됨에 따라 계파들의 힘겨루기에 선정 결과가 좌우될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보령·서천 지역위원장에 지원이 예상됐던 류근찬 전 의원이 밝힌 이유의 첫마디도 “진흙탕에 뛰어들고 싶지 않아서”였다.
류 전 의원은 2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통합신당의 원칙도 있고 당명도 새정치민주연합이나, (당에서는) 새정치 세력이 제거되고 있다”며 “당을 개혁하고 새로 태어나자는 목적과 달리 지금의 프로세스는 도로 민주당이 되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질타했다.
대전 대덕구 지역위원장에 도전할 것으로 점쳐졌던 김창수 전 의원도 “지금 당의 혁신 방향이 제대로 제시·이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 지역위원장을 채우는 것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으며, 동구 지역위원장 후보 물망에 오르던 김창수 전 19대 총선 대전 동구 국회의원 예비후보 역시 “(후보 선정이) 당원 중심이다보니”라며 미응시의 이유를 대신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이들 모두가 안철수계인 만큼, 안철수 전 대표의 비대위 불참과 송호창 의원의 조강특위 사퇴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계은퇴를 선언한 손학규 전 대표 쪽 인사인 강훈식 전 아산 지역위원장도 마찬가지.
강 전 위원장 측은 주위와 상의 끝에 지원 않기로 했다는 입장으로 전해졌으나, 기댈 곳이 없어진 상황에서 지역위원장이 되기 쉽지 않은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현역 비례대표인 논산 출신의 김용익 의원과 청주 출신 도종환 의원의 경우, 관례적으로 현역이 지역위원장을 맡아온 점과 구체적인 자리까지 권유받은 터라 지역위원장 도전이 유력시됐다.
그러나 정작 이들은 비례대표가 지역구를 맡는다는 것에 부정적으로 인식해 처음부터 신청을 고려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들이 기초연금법 처리 등 현실정치에 신물을 느낀 것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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