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자전거 교통사고 경시할 일 아니다

  • 오피니언
  • 사설

[사설]자전거 교통사고 경시할 일 아니다

  • 승인 2014-10-23 18:04
  • 신문게재 2014-10-24 17면
국내 자전거 인구가 1000만명으로 추산될 만큼 이용자가 늘면서 지난 5년간 6만여건의 자전거 관련 사고가 발생해 1480명이 숨졌다. 국정감사 자료로는 대전에서 2년 사이 사망자가 2배로 증가했다. 충북 청주는 자전거 사고가 많은 지방자치단체 반열에 올랐다. 이용자와 사고는 늘지만 대책은 걸음마 수준이었다.

더 자세히 보면, 대전은 지난해 330건의 자전거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줄잡아 하루 1명꼴로 부상했고 2달에 한 명꼴로 사망했다. 전국에서 한 해 300명 가량이 자전거를 타다 차에 치이는 사고 등으로 사망한다. 출퇴근용, 레저용을 통틀어 대략 교통사고 전체 사망자의 5.5%라고 보면 자전거도 위험천만한 교통수단이다. 자전거 안전사고 대책을 확실히 내놓은 다음, 출퇴근하는 '자출족'을 늘리든 이용 활성화를 외치든 해야 선후관계가 올바를 듯하다.

충남에서도 매년 200~300건의 자전거 교통사고가 발행해 12~17명이 목숨을 잃는다. 충북 청주는 서울 송파구, 대구 달서구에 이어 자전거 사고가 가장 빈발하는 지자체에 이름을 올렸다. 크게 보면 교통법규 미준수 등 안전의식 결여와 자전거족 증가 속도를 인프라가 못 따라잡는 두 이유로 압축할 수 있다. 일반 국도에서 자전거 타기는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과 다름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자체들이 자전거 도로 길이 확보에 관심을 쏟는 데 비해 자전거가 교통수단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정책적 고려는 실상 부실하다. 대전 도안신도시 자전거도로 일부 구간을 철거한 것이 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를 간과한 채 안전모 착용 홍보로 할 일을 다한 건 아니다. 자전거 도로 구축 실정만 자랑하지 말고 자전거 사고다발지역부터 찾아내 개선사업에 나서야 한다.

도로교통법과 권장 시속 20㎞ 등을 안 지켜서도 문제지만 지켜도 위험한 경우는 더 문제다. 대전 갑천과 유등천 둔치 구간은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돼 있다. 하지만 시민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겸용하는 일부 구간에서는 추돌 위험성이 상존해 개선이 필요하다. 충남 시ㆍ군도 이런 어설픈 곳이 적지 않다. 자전거 전용도로의 안전성, 차량이나 보행자와 상충 가능성을 면밀히 파악해 시설 인프라를 확충해야 할 것이다.

국감 자료를 바탕으로 사고의 발생 특성을 분석하고 도로 정비 등 자전거 통행 환경을 다시 점검하기 바란다. 자전거가 도로교통법 적용을 받는 이동수단이라는 인식이 의심스러울 정도의 '뒷걸음치는' 대책, 자전거 도로 유지보수가 보조금 지급 제외 사업으로 분류돼 국비 보조가 어려운 것 역시 걸림돌이다. 친환경 교통수단을 표방하면서 자전거를 우선하는 교통계획과 동떨어진 정책적 모순도 재정비할 대상이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1.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