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세종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본보 주관 세종 로컬푸드 발전방안 토론회 참석자들이 미래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할 로컬푸드 사업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신문호 세종시 로컬푸드 TF팀장, 송윤주 세종시 로컬푸드 생산자 추진위원회 기획실장, 남궁호 세종시 균형발전담당관, 유영돈 중도일보 세종본부장, 윤병선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나영삼 (주)지역<전주>파트너 대표, 박병남 세종로컬푸드 소비자연구회 대표, 이빈파 성북구 친환경급식지원센터장. |
로컬푸드는 10만 조치원 청춘 프로젝트와 더불어 2기 세종시 핵심 사업의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예정지역 중심의 선발전론 속 조치원을 비롯한 읍면지역은 상대적 소외감과 공동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결국 로컬푸드를 통한 농촌지역 활성화는 균형발전의 주요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전문가 그룹을 통해 세종시만의 로컬푸드 사업 시작과 비전, 발전 가능성을 타진해봤다.<편집자 주>
유영돈 중도일보 세종본부장
-발제자
신문호 세종시 로컬푸드 TF팀장
-참석자
이빈파 성북구 친환경급식지원센터장
박병남 세종로컬푸드 소비자연구회 대표
나영삼 (주)지역파트너 대표
윤병선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남궁호 세종시 균형발전담당관
송윤주 세종로컬푸드 생산자 추진위 기획실장
●공통질문: 로컬푸드 발전 가능성
-유영돈 본부장: 세종시 로컬푸드사업이 비전 선포식과 함께 본격화됐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은?
▲이빈파 센터장: 발전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전국적인 붐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생산 대비 소비 조직화 미흡에 따른 시행착오도 있고, 판로 개척 부문의 대안 찾기도 쉽지 않다. 최근 세종시 선포식을 통해 보건데, 이 정도의 노력과 준비라면 특별자치시 차원에서 잘 이뤄질 것으로 본다. 성북구보다 더 빨리 정착할 가능성도 높다.
▲박병남 대표: 세종시 소비자 모임은 지난 2012년부터 7명 친목 모임을 시작으로 로컬푸드 운동을 본격화했다. 숱한 우여곡절 끝에 소셜네트워크와 카페 등을 통한 걸음마는 떼고 있다. 무엇보다 세종시는 지속적인 인구 유입 장점을 바탕으로 도농복합도시 특성을 극대화한 발전가능성이 어느 도시보다 높다고 본다.
▲나영삼 대표: 크게 봐야할 2가지가 있다. 첫째는 전국 유명세를 타려다보니 원칙과 정서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자족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은 지역사회 농촌 역할을 로컬푸드라는 정책으로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일반적으로 지역농업은 경쟁력을 갖춰야하는 현실 여건상 원트랙 정책을 펼치는데, 로컬푸드는 이를 재편하는 전략산업이다.
▲윤병선 교수: 로컬푸드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기존 농산물과 대비된 가격 억제 효과를 넘어 소위 짝퉁도 판치고 있다. 다만 지난달 세종시 비전 선포식서 나온 담론은 그간 짝퉁과는 차별화된 점에서 기대가 크다. 지자체장이 표를 얻기 위해 너도나도 나서는 경향도 있지만, 지역 먹거리 체계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세종시 만의 장점을 잘 묶어내는 게 관건이다.
▲송윤주 기획실장: 현재 농민들과 생산자는 같은 생각으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발전가능성이 있기에 비전을 논할 수있다. 그 과정에서 생산자가 중추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형태로든 매장을 오픈하고, 품질 및 제고 관리 담당이 생산자기 때문이다. 소비자에게 책임있고 자신있는 모습으로 다가가야한다. 부족한 부분은 교육으로 채워야한다.
▲남궁호 과장: 지난해 이와 비슷한 토론회를 할 때만 해도 모두들 '무슨 얘기를 할까'라는 막연함만 앞섰다. 시정 운영 핵심 방향이 로컬푸드로 정해지면서, 지난달 비전 선포식과 함께 본격적 출발을 알렸다.
최근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 프로젝트 내 창조마을이 세종 농업의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 로컬푸드는 사업도, 공약도 아니다. 세종시에 걸맞는 격을 갖춰가는 운동이고 캠페인이기에 발전가능성이 크다.
●공통질문II : 초기 활성화 포인트
-유영돈 본부장: 첫마을 새벽 직거래 시장 등 작은 사업이 앞서 시작된 바 있다. 초기 단계 역점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보나?
▲이빈파 센터장: 1일 600여만원 매출 사례는 대단하다. 저희도 시장 상인회와 함께 주말 장터를 손잡고 하고 있는데 최대 450만원이고, 추석 특수 때 1000만원에 육박했을 뿐이다. 앞으로 인구유입과 함께 원주민과 문화적 충돌이 있을텐데, 먹는 문제에 있어서는 고무적이다. 배워가고 싶다.
▲박병남 대표: 일단 시민들을 장터로 불러내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신선 농식품을 바로 확인하는 한편, 읍면지역 농민과 예정지역 이주민간 새로운 만남의 장이 형성된 점도 성공적이다.
▲윤병선 교수: 새벽장터 등 직매장은 초기 단계다. 완주 사례를 보면, 사전에 생산자 대상 교육을 끊임없이 해야한다. 양적인 확대를 넘어 질적인 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싸기 때문에 새벽 장터에 가는 것이 아니라, 여길 가면 지역 농민 누구나 만날 수있다는 관계성을 만들어줘야한다.
▲송윤주 기획실장: 하루 2시간에 새벽시장 600만원은 가히 획기적이다. 저희 법인은 서울역과 청량리역을 돌면서 판촉에 나서고 있는데, 잘하면 300만원이다. 생산자가 현지서 신선 농산물을 따고 바로 판다는 아이템 자체가 훌륭하다. 장기 역점 포인트는 역시 신뢰성 구축이다. 1명 단골 뒤에 10~20명의 잠재 수요자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남궁호 과장: 새벽 시장은 이후 간이 로컬푸드 직매장 설치와 병행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반응이 좋기 때문이다. 상호간 활성화 추이를 보면, 미래가 보일 것으로 본다. 인위적인 메스를 가하지는 않겠다.
●공통질문III : 2030년 중장기 과제
-유영돈 본부장: 2030년 명품 세종시 완성기까지 중장기 발전 과제가 있다면?
▲이빈파 센터장: 지역 내 초·중·고·대학 교육 인프라를 좀 더 잘 활용하는 교육지원센터 역할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좀 더 비전을 명확하게 제시하면서, 이 점이 주민들과 명확히 공유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센터 운영 결과 쉽지만은 않다. 세종시만의 전환적 국면 마련이 필요하다.
▲박병남 대표: 먹거리 중요성은 다양한 연령층 유입과 건강 염려증 시대, 젊은 부부 유입 등의 흐름과 맞물려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유기농은 2030년까지 장기적 안목으로 육성해야하는 파트다. 간이 직매장 설치를 잘 고려해야한다. 차를 끌고 나온다면 동네 매장을 가지 않고 대형마트를 찾게 된다. 소비자를 운영주체로 한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를 잘 활용하면 좋겠다. 생산자와 소비자간 협의체를 구성할 필요도 있다.
▲나영삼 대표: 로컬푸드 활성화는 결국 글로벌 푸드 압박에서 어떻게 벗어나느냐를 관건으로 두고 있다. 중앙정부보다는 지자체에 맞는 사업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러가지 정서를 감안, 주체 역량 강화와 실행을 위한 조직화, 민관 협의체 고도화 등의 시험대에 올라와 있다. 쌀시장이 개방되고 FTA 압박이 거세다.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서 로컬푸드가 고려될길 바란다.
▲윤병선 교수: 지역 소비자 중심의 안전 농산물 생산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공공기관과 국책연구기관간 사회적 협동조합이 최근 결성됐다. 어떻게 하면 지역 농산물로 급식을 충당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기구로, 이 같은 생각만으로도 세종시에는 소중한 자산이다. 명품 자족도시 비전은 로컬푸드와 잘 맞는 CI다. 경제적 효과 창출은 적을 수있다. 지역 협동조합과 마을기업 등과 밀도있게 연계된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송윤주 기획실장: 안전한 먹거리는 결국 소비자 행복이다. 하지만 생산자들은 여전히 군·면 단위 인식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잘 유지되고 성공할 수있다면, 도농 상생 명품 도시 초석이 될 수있을 것으로 본다.
▲남궁호 과장: 아직 우리들만의 얘기다. 향후 원칙을 정하고 시스템 격을 만들어가려면,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 이걸 만들어가는 과정이 세종시 성공의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
●개별질문
-유영돈 본부장: 성북구 현장 사례 소개와 세종시 성공을 위해 제언한다면?
▲이빈파 센터장: 성북은 작은 골목에서도 같이 먹거리 나눔 문제를 공조한다면, 순환형 경제와 도시·농촌 상생 경제를 구현할 수있을 것이란 데서 출발했다. 세종이 학교급식이 아닌 공공급식지원센터 추진 방향을 잡은 건 전국 최초라고 본다. 성북구는 장터 방식이다. 거점 직매장형 상설 구조로 바뀌어가고 있다. 모바일 전단지와 어플 및 웹을 통해 판매가 이뤄진다. 학부모들이 직접 나서 마크를 붙이는 지역인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마크없는 제품은 학교에 납품이 안된다. 핵심은 안전 먹거리다. 국내와 외국산이 동일하든 논리에 대응하기위해 로컬푸드 사업이 있다. 성북은 외국의 압박을 이겨냈다. 세종의 경우, 생산자부터 협동조합 구조를 지켜주는게 좋다.
-유영돈 본부장: 단순한 직거래 장터를 넘어서기 위한 과제와 시민 참여 확대 방안이 있다면?
▲박병남 대표: 최근 로컬푸드 성공 가능성은 새벽시장에서 찾고 있다. 생산자 입장에서 품질은 숙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농약먹으면 큰일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시가 농약 오남용 교육과 잔류검사를 해주겠다는 하니 다행이다. 시대변화상에 맞춰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한 소통을 강화해야한다. 정기적인 순회 교육도 필요하다. 소비자 운동이 처음 7명에서 벌서 500여명 회원까지 확대됐다. 커뮤니티 활성화 없이는 대형마트의 실시간 예약 배달 시스템 등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없다.
-유영돈 본부장: 완주지역 성공사례에 비춰 세종시에 제언한다면?
▲나영삼 대표: 현재 국가적으로 농업과 농촌 정책은 있지만, 농민정책은 없다. 월150만원 소득 이하의 소농에게 기회를 열어주는게 로컬푸드다. 1개 매장에 300여명 소농 연결구조가 적합하다. 수요자들은 원할 때면 언제든 가까이에서 신선 친환경 농산물을 구매할 수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다양한 품목을 연중 생산체계로 전환해야한다. 완주는 이렇게 하는데 5년의 시간을 소비했다. 여러 사연도 많았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소비자의 소비행위가 국산품 소비를 넘어 농업지속과 지역농가 도우미, 일자리 창출 등의 순기능으로 연결되지 못한 데 있다. 지역별 판매거점을 만들어야하고, 세종은 충청의 중심이 되야한다. 종합타운보다는 통합관리센터 또는 지원센터 운영을 제안한다. 소비자 주도형으로 가길 권한다.
-유영돈 본부장: 로컬푸드 사업 성공 시 나타날 파급효과는? 세종시만의 차별화된 장점은 무엇이라 보나?
▲윤병선 교수: 로컬푸드가 가져다주는 경제소득 증가는 그 역할에 비해 매우 작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급효과는 크다. 완주가 로컬푸드 1번지로 거듭나는 동안 이곳을 다녀간 많은 사람들이 우리 지역은 왜 이것을 못할까라는 의문을 제기하곤 했다. 생산 농민이 조직화되지 않은 속 기존 단작 상품들을 파는 건 굉장히 잘못된 접근이다. 정부가 농협을 이용한 사례가 그렇다. 소규모 생산농은 시장 상인들과 교섭력이 떨어지는 등 출구가 없다. 그 출구 수단이 바로 로컬푸드 매장이다. 다만 없는 물품도 많다는 인식이 퍼지면, 시민 호응에 실패한다.
-유영돈 본부장: 로컬푸드 사업의 선도적 역할 수행 방향과 농민 참여 확대 복안이 있다면?
▲송윤주 기획실장: 생산자 추진위원회가 다음달 생산자연합회로 강화, 발족한다. 농민 얼굴 생산 이력제 등을 통한 먹거리 신뢰성을 높이는 한편, 요리도시 운영 등 소비자 맞춤형 프로그램 발굴 노력을 전개하겠다. 생산의 한계를 노출하는 겨울철을 고려하면 가공이라는 6차 산업까지 고려해야한다. 하지만 고령화 여건상 쉽지 않다. 친환경은 아직 무리다. 전체 농가수 6000여호 중 1% 수준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소규모 고령농의 친환경 농업은 더욱 어렵다. 초기에 진입장벽을 너무 높이지 않았으면 한다.
-유영돈 본부장: 로컬푸드 사업의 미래 성패는 무엇이고, 읍면동 균형발전 관점의 로컬푸드 중요성은 무엇인가?
▲남궁호 과장: 로컬푸드는 유통단계를 최소화함으로써 농약과 거래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재차 강조하지만 이 사업은 농업과 농민의 문제가 아닌 시민의 운동이다. 경제·문화적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조화롭게 가야한다.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하는 중간 조직을 원활히 구성하는게 시의 역할이다. 어느 특정단체를 위한 1/N 사업이 아니다. 생산자와 소비자 단체간 이분법적 사고는 안되고, 전체 시민을 위한 캠페인으로 승화해달라.
정리=이희택 기자 nature2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