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화력발전소에 적용하는 시뮬레이션기술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사이언스칼럼]화력발전소에 적용하는 시뮬레이션기술

마삼선 전력연구원 수석연구원

  • 승인 2014-10-23 13:55
  • 신문게재 2014-10-24 17면
  • 마삼선 전력연구원 수석연구원마삼선 전력연구원 수석연구원
▲마삼선 전력연구원 수석연구원
▲마삼선 전력연구원 수석연구원
전기에너지는 문명수준을 나타내는 척도이다. 값싸고 질 좋은 전기에너지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 가는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 기술개발에 많은 노력을 하여 비교적 저렴한 전력요금을 유지하여 왔다.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자력발전 안정성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면서, 국내 원전 운영에 대한 문제점도 상세히 공개되어 원자력위주의 에너지 정책도 이제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한편 국내 전력공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화력발전기술 개발도 10년 주기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여 꾸준히 성능을 개선해 왔다. 1980년 초 보령화력 1호기에서 500MW급 석탄화력이 적용된 후, 1993년 보령화력 3호기부터 초임계압 고효율 고성능 한국형 표준화력발전소가 개발되어 22기가 건설되었다. 그 후에도 꾸준히 고온고압화 및 규모의 격상기술을 개발하여 2006년 당진화력 5호기와 영흥화력에 800MW급의 발전소를 건설하였다. 이러한 기술개발의 성과를 바탕으로 차세대화력발전기술을 적용한 1000MW (1GW)급의 초초임계압 화력발전소인 신보령화력 1호기가 2015년 준공 목표로 건설 중에 있다. 이렇게 화력발전의 혁신기술개발 역사는 보령화력과 당진화력이 중심이 된 충청지역에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연료로 물을 끓여 발전을 하는 화력발전시스템에서는 증기압력과 온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어 효율이 높게 된다. 효율이 높아지면 연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으며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어 환경오염 물질 배출도 줄일 수 있게 된다. 초임계화력발전은 증기압력이 높아져서 액체와 기체의 구분이 사라지는 임계점 이상에서 운영되며, 초임계 표준화력에서는 임계압력보다 20기압 이상 높은 246기압이었으나, 현재 건설중인 초초임계압화력에서는 265기압까지 압력이 높아졌다. 증기온도의 상승은 보일러튜브 재질에 영향을 받게 되어 고급재질을 사용할수록 비싸지므로 선택에 많은 제약이 있어 초임계화력에서는 538도였으나 초초임계압에서는 기술의 발전으로 610도까지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발전효율은 초임계화력의 40%에서 초초임계압의 경우 44%로 3~4% 향상을 이루었다. 여러 가지 장점이 있어 가장 많이 건설되고 있는 화력발전에서도 효율을 상승하기는 쉽지 않아 가스터빈과 연계한 복합화력발전 등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기술을 개발하려면 설계와 실험을 통하여 적용 가능성에 대한 증명이 이루어져야만 건설을 할 수 있다. 1GW이상의 대규모 화력은 현대공학의 집적물로서 규모가 거대하여 이것을 시험하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 및 비용이 소요된다. 컴퓨터기술의 발달로 실제로 실행하기 어려운 실험을 간단히 모의하는 시뮬레이션 기술은 복잡한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아주 유용하다. 거대 시스템에서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현상을 관찰하기 위하여 실제와 비슷한 상태를 물리적 수식으로 만들어 모의연산을 되풀이 하면 시스템의 특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현재 건설 중인 초초임계압 발전시스템인 신보령화력발전에도 시뮬레이션기술이 적용 중이다.

신보령화력 건설 프로젝트에서는 운전원 훈련용 겸 엔지니어링 분석을 위한 시뮬레이터를 개발 중이다. 국내 최초로 개발되어 건설되는 대규모 화력발전소 시운전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발전소와 동일한 동적시뮬레이터로 운전절차를 개발하고 사전에 모의 훈련을 하게 된다. 원래 운전원 훈련용 시뮬레이터는 설비가 완공된 후 운전자료를 바탕으로 개발하게 되나 신보령화력 시뮬레이터는 기본 설계 자료와 운영경험에 근거하여 개발하게 된다.

변화를 창조하지 못하면 낙오할 수 밖에 없는 글로벌시대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과학자와 기술자들은 갖은 지혜를 짜내어 혁신을 지향한다. 화력발전 분야에서도 이제는 1GW급 대규모 발전 기술을 개발하여 신보령화력에 건설 중이다. 이러한 거대시스템을 설계하고 적용성을 입증하는데 필요한 시뮬레이션 기술의 심도가 깊이 질수록 경제적이고 품질이 우수한 전기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기에 많은 분들이 거대시스템 시뮬레이션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있기를 바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