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육종 역사속의 GMO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독자투고]육종 역사속의 GMO

우희종ㆍ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농학박사)

  • 승인 2014-10-22 14:26
  • 신문게재 2014-10-23 16면
  • 우희종ㆍ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농학박사)우희종ㆍ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농학박사)
육종은 이용 가치가 높은 새로운 품종을 유전자(gene)를 재조합하여 만드는 것이다. 즉 육종이란 인류에게 보다 유용한 유전자를 식물, 동물 또는 미생물에 집적하여 이전의 품종보다 유전적으로 우수한 작물이나 가축으로 개량하는 것이다. 이러한 육종의 역사는 농업의 시작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농업의 시작은 약 일만 년 전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일 만년 동안 인류는 자연 상태의 식물이나 동물 중에 인류가 필요로 하는 것을 선택하고 이용 부위를 중심으로 개량함으로써 우리가 현재 재배하는 작물이나 가축으로 만든 것이다.

개인들의 경험과 직관에 의해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많으며 병이나 해충의 피해를 덜 받고 사람들의 기호에 맞는 형질을 의식적 무의식으로 개량해 왔던 육종방법은 1865년 멘델의 유전법칙이 발표되고 유전자 개념이 도입됨으로써 과학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사용하게 되었다. 과학과 기술이 결합되면서 육종은 더 효율적인 체계를 갖추게 되었고, 그 결과 품종개량의 대표적 작물인 옥수수의 경우 계속적 수량 증가가 지난 100년 동안 지속되었다.

1950년대와 1960년대는 돌연변이의 시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활발한 돌연변이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특정 유전자에서 선택적으로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기대만큼의 성과는 거둘 수 없었다. 1960년대는 녹색혁명이라고 불리는 육종의 전성시대였다. 다수성 밀 품종이 육성되어 노만 볼로그 박사는 노벨평화상의 영광을 차지했고, 아시아에서도 기적의 볍씨 IR8가 육성되었다. IR8은 우리나라의 통일벼 육성에도 사용되어 보릿고개를 사라지게 했다. 그러나 녹색혁명을 일으킨 성공적 품종육성의 결과는 1840년대에 역병에 취약한 감자를 대규모로 재배하여 역병피해로 수백 명이 아사한 아일랜드의 예와 1980년에 냉해에 취약한 통일벼의 대규모 재배로 벼 생산량이 30%나 감소한 우리나라의 사례와 같이 동일한 유전적 배경을 가진 품종이 대규모 면적에 재배되면서 특정 병충해나 환경재해에 노출되었을 때 심각한 피해를 입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였다.

GMO 또는 LMO라는 용어로 불리는 유전자변형 품종의 육성은 1953년 왓슨과 클릭이 DNA구조를 발견한 이후 유전자의 분자적 이해가 가능해지면서 가능하게 되었다. 이전의 육종에서는 육종가의 의지와 관계없이 재조합을 하거나 변이를 일으킨 결과로 발생되는 형질을 선발해 왔지만, 분자적 이해가 가능해 지면서 실험실에서 생물의 종류에 관계없이 가치 있는 유전자를 대상작물의 배양조직에 넣고 유전자가 들어간 세포만을 선발하여 육성된 품종이 유전자변형 품종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대상작물에 같은 종이 아닌 다른 종의 유전자가 인위적으로 도입된다는 점에서 환경론자와 소비자들의 심한 반발에 직면해 있다.

유전자변형 품종에 대한 위해성 검정은 당연히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지난 100년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보급된 육종 품종에 비해 유전공학적으로 만들어진 품종에 대한 위해성검정은 유례없이 엄격하고 까다롭다. 유전자변형작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 세계의 많은 재배면적에서 유전자변형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품종이 과거에도 그래왔듯이 유전자변형 품종의 성공과 실패는 결국 소비자의 선택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우희종ㆍ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농학박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역주행 사망사고 등 설 연휴 내내 사고 이어져
  2. 대전충남 눈높이 못미친 행정통합法 "서울 준하는 지위 갖겠나" 비판
  3. 이장우 충남대전통합법 맹공…본회의 前 초강수 두나
  4. 30대 군무원이 40대 소령에게 모욕, 대전지법 징역의 집유형 선고
  5. 대전 '보물산 프로젝트' 공공개발로 전환, 사업 추진 속도
  1. [문화人칼럼] 대전충남 행정통합 시대, 문화 공공기관의 역할
  2. 대전문학관, 8차 연구총서 '1980년대 대전문학Ⅰ' 발간
  3. 대전충남 행정통합법 24일 국회 본회의 오르나
  4. 포스트 설 대전충남 행정통합 격랑 예고 '시계제로'
  5. "정쟁 접고 민생 챙겨달라" 매서웠던 충청 설 민심

헤드라인 뉴스


지역 대학 외국인 유학생 증가 실상은…단기 어학연수 후 떠나는 학생 대부분

지역 대학 외국인 유학생 증가 실상은…단기 어학연수 후 떠나는 학생 대부분

최근 국내 대학에 외국인 유학생들이 늘고 있지만, 비수도권은 실질적인 유학생 유입 성과를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대학은 학위 과정보다는 단기 어학연수 등 비학위과정을 밟는 유학생 비율이 더 많고, 지역 취업과 정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어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유도책 마련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18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2025년 기준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발표한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25만 3434명이다. 전년인 2024년(20만 8962명)보다 21% 가량, 코로나 시기인 2020년(15만 3695명)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 사형 선고되나… 19일 법원 판단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 사형 선고되나… 19일 법원 판단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19일 사형이 선고될지 주목된다. 앞서 내란 혐의가 인정돼 한덕수 전 국무총리(징역 23년)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징역 7년)이 중형을 받은 만큼 사형이나 무기징역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비상계엄 실무를 진두지휘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7명의 군·경 지휘부에 대한 형량에도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19일 오후 3시부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선..

또 오르는 주담대·신용대출 금리…영끌·빚투 `비명`
또 오르는 주담대·신용대출 금리…영끌·빚투 '비명'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가 일제히 오르면서 대출 수요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 상승세와 맞물려 신용대출 수요가 최근 들썩이면서 금융시장 전반의 잠재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함께 확산하는 분위기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설 명절 연휴 직전 13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4.010∼5.380%(1등급·1년 만기 기준) 수준으로 집계됐다. 신용대출 금리 하단이 3%에서 4%대로 올라선 건 2024년 12월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지난달 16일과 비교하면 약 한 달 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고향의 정 품고 ‘다시 일상으로’ 고향의 정 품고 ‘다시 일상으로’

  • 설 연휴 끝…막히는 귀경길 설 연휴 끝…막히는 귀경길

  • 1950년~60년대 설날 기사는? 1950년~60년대 설날 기사는?

  • 이제는 사라지거나 잊혀져 가는 명절 모습 이제는 사라지거나 잊혀져 가는 명절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