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권 목원대 총장 "꿈이 있는 인재 배출하고 싶어"

박노권 목원대 총장 "꿈이 있는 인재 배출하고 싶어"

"학교에 봉사할 수 있는 자리…구성원간 대화로 소통하고파"

  • 승인 2014-10-22 13:45
  • 신문게재 2014-10-23 10면
  • 대담=한성일 취재4부장(부국장)·정리=오희룡 기자대담=한성일 취재4부장(부국장)·정리=오희룡 기자
[에듀스토리] 박노권 목원대 총장

얼굴모양의 큰 바위를 닮은 위대한 사람이 나타난다는 전설을 믿고 자란 한 소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마을 출신의 갑부, 장군, 정치인이 나타날때면 저마다 큰 바위 얼굴을 닮았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결국 신실하게 살아온 소년이야말로 큰 바위 얼굴이었다는 나다니엘 호돈의 소설 '큰바위얼굴'처럼 학교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소망이 어느덧 총장의 자리로까지 이끌었다.

지난달 목원대 8대 총장에 취임한 박노권 총장(둔산성광감리교회 소속목사)은 취임 일성으로 “목원 100주년을 대비해 '꿈과 열정이 있는 건강한 교육공동체- 목원대학교'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50억원의 학교 발전기금 모금과 중대형 국책과제 수주, 구성원간 의사소통 활성화와 합리적 구조 조정 등을 실천하겠다고 밝힌 박노권 총장을 지난 21일 목원대 총장실에서 만나 신임 총장으로서의 각오와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신학대학 교수이자 목사에서 총장으로=목원대 신학대 75학번으로 신학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온 교수이자, 목사이기도 한 박 총장에게 기독교 신앙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존재다.

“선친께서는 선교역사만 111년된 근대문화유산인 공주 중동감리교회에서 33세에 최연소 장로가 되셨던 분입니다. 은퇴하신 후엔 서울 감리교본부에서 건축본부장으로 활동을 하셨어요. 감리교 교단에서는 매우 유명하셨던 아버님께서는 단 한번도 저에게 직접적으로 '목사 될래?'라며 강요하신 적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막내 아들이 목회자가 되기를 원했던 어머님의 간절한 기도 덕분인지 목원대 신학과에 진학하면서 자연스럽게 목회자가 됐습니다.”

박 총장은 두 형님과 매형이 모두 장로로, 얼마전에는 감리교단에서 주는 명문가 가족상을 받기도 했다.

밝고, 명랑하고,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은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천성이다.

박 총장은 “부모님께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참고 인내하고 신앙으로 극복하셨던 모습을 보면서 자라다보니 낙천적인 성격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총장의 이러한 긍정적인 성격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갈등은 언제나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나와'의견이 다를 뿐이다'라고 인정해 주고 풀어가도록 노력하면 해결되지 않을 일이 없지요.”

박 총장이 취임 후 가장 먼저 강조한 것도 바로 '소통'이다. “학교가 어려운 상황인데 싸우면 서로에게 상처가 될 뿐이잖아요. 그동안 골이 팬 감정들이 하루아침에 해결되진 않겠지만 진심을 다해 함께 가자고 설득하고 있습니다.”

소통하는 총장을 약속한 박 총장은 이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2016년에 중간평가를 받아 자기 쇄신과 학교 쇄신의 기회를 삼겠다고 약속했다.

“많은 교수님들께 늘 들어오던 말씀이 '소통의 문제'였어요. 저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지요. 그래서 학장과 교수, 행정부서 담당자들과의 정기적 대화는 물론 중요한 학사 관련 문제나 제도 개선, 대규모 재정 지출이 소요되는 사업 등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공개해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솔선수범으로 재정확보 나서다=목원대 신학과 출신인 만큼 모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게 깊은 박 총장이 총장 출마를 결심한 것은 총장 선출을 1년도 채 남겨놓지 않았을 때다.

“학교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가져왔지만 총장을 꿈꾸진 않았어요. 그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는데, 1년여 전에 총장으로서의 역할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고, 공식적으로 주변 분들에게 그 뜻을 알리게 됐습니다.”

그동안 학교에 쏟아 부은 박 총장의 헌신과 학교에 대한 남다른 애착은 자연스레 빛을 발했다.

동문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박 총장이 이사회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던 것은 재정 확보 등 대학 경영에 대한 뚜렷한 소신 덕분이다.

“기독교학교로서의 정체성을 잘 유지하려면 학교 법인의 재정 안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정 안정은 기본으로 돌아가기 위한 전제조건일 수밖에 없지요.”

박 총장은 총장에 출마하고 정책발표를 하면서 대학발전기금 50억원을 모금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공약에 박 총장이 먼저 솔선수범하고 나섰다. 박 총장은 총장 재임기간인 4년간 1년에 2500만원씩 기금으로 낼 것이라고 밝혔다.

“총장에 나서는게 돈욕심이나 명예욕심때문이 아니란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는 박 총장은 “우선 대학발전기금조성위원회를 구성해 동문목사, 동문 기독실업인 등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모금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기존의 총장 관사도 사용하지 않고 처분해 학교 재정에 활용하기로 한 박 총장의 진심은 동문들사이에 전해져 동문 출신 여러 교회의 목회자들과 기독실업인들이 발전 기금 지원을 약속했다. 박 총장의 신학과 후배 사업가도 내년부터 매년 1억원씩 4년간 4억원의 발전 기금을 내기로 약속했다. 박 총장은 “목원사랑 1인 1만원 1구좌 운동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모금만으로는 안정적인 재정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한 박 총장은 대덕문화센터 보유 자산 매각에도 나섰다.

“대덕교육문화센터는 교육용 시설이지만 매각할 수 있도록 교육부 승인을 얻은 상태입니다. 고도제한도 19층으로 허가를 받아서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어요. 대학 정문앞 학교 부지도 수익시설로 사용할 수 있도록 외부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교육 경쟁력을 위한 아낌없는 지원=박 총장은 “기독교학교라는 학교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은 목원대가 대학간 무한 경쟁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총장은 “현재 모든 학생들이 채플을 4학기 동안 이수해야 하는데 믿지 않는 학생들, 삶의 의미를 찾는 젊은이들이 참석하는 채플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좋은 강사를 자주 초청하고 유능한 목사님들을 단대별로 파송해 신앙 지도와 상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총장은 이와 함께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비교과 과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졸업 전까지 최소 5개 정도의 비교과 과목을 이수해야 하는 졸업인증제를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박 총장은 “학생들이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세계를 꿈꿀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통한 행정역량 강화를 위해 업무 책임제, 책임경영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뒤 내년부터 당장 실행할 계획이다.

박 총장은 대학본부에 집중돼 있는 행정업무를 단과대학과 학과로 대폭 이양하고, 단과대학장과 학과장의 권한과 책임 강화도 약속했다.

또 이번에 선정된 ACE사업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사업단에 권한을 위임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이번에 탈락한 LINC사업은 팀을 구성해 미리 준비에 착수하는 등 대학 경쟁력을 위한 아낌없는 지원에 나서고 있다.

▲목원의 100년 준비=취임 일성으로 '꿈과 열정이 있는 건강한 공동체'를 내세운 박 총장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꿈이 없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며 “지방대라는 이유만으로 자포자기하는 대신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세계를 품는 꿈을 꾸도록 한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또 “대학이 잘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품성이 더욱 중요하다”며 “누구와도 잘 어울릴 수 있는 학생들을 많이 키워내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계획을 묻자 박 총장은 목원대 전신인 대전감리교신학교 시절 남자 기숙사 확장에 1만달러라는 거금을 보낸 칼 크리켓(Carl Critchett) 목사 이야기를 들려줬다.

“1960년대에 1만달러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금액이에요. 그때 그분 나이가 80이었는데, '몸과 재산을 모두 아낌없이' 우리 대학에 준 잊을 수 없는 큰 은인이십니다. 그런 분들의 헌신을 자양분으로 삼아 목원대가 성장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크리켓 목사님의 마음을 이어받아 4년동안 최선을 다해 열심히 봉사하는 총장이 되겠습니다.”

인터뷰 내내 환한 웃음과 여유를 잃지 않았던 박 총장은 “목회자 생활을 했을때 깨달은게 있다”며 “목사가 스트레스를 받고 행복하지 않으면 교인들도 행복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떤 지도자든 행복하고 마음이 편해야 한다는 진리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목회자로서의 진정성과 특유의 밝고 낙천적인 모습, 학교에 대한 애정과 남다른 교육철학을 가진 박 총장에게서 100년을 준비하는 목원대의 미래가 확신으로 다가왔다.

대담=한성일 취재4부장(부국장)·정리=오희룡 기자


▲박노권 총장은=1957년 공주 출생. 공주 영명고와 목원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드류대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목원대 신학대학 교수로 부임한 이후 학생상담봉사센터 소장, 신학대학원장, 신학대학장, 학생생활연구소장, 한국기독교상담심리치료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7월 23일 재적이사 17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학교법인 감리교학원 목원대 이사회에서 제8대 총장에 선임됐다. 임기는 9월 1일부터 2018년 8월말까지 4년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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