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집 문화재 가치 상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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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집 문화재 가치 상실 우려

부실복원에 지정 못받은 '효자 정려각' 사례 지역 문화계 “철저한 검증으로 보수” 지적

  • 승인 2014-10-20 17:43
  • 신문게재 2014-10-21 6면
  • 김민영·송익준 기자김민영·송익준 기자
▲ 문화재 지정을 받지 못한 신공유천 효자 정려각. 현재 갈마공원내에 이전돼 있다.
▲ 문화재 지정을 받지 못한 신공유천 효자 정려각. 현재 갈마공원내에 이전돼 있다.
뾰족집의 제대로 된 복원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문화재적 가치마저 우려되고 있다.

'뾰족집 세트장'이라고 평가될 만큼 부실한 이전·복원이 도마에 오르면서 문화재적 가치를 잃어버릴 경우 자칫 지정문화재 377호 재지정 여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가지정 이후 6개월마다 등록문화재 지정을 연장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가지정으로 둘지, 지정으로 둘지 판단해야 하는 시점에 원형 복원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 대전에는 이전·복원을 시도했다가 문화재적 가치를 잃어버려 문화재 지정도 받지 못한채 표지판도 없이 방치돼 있는 문화재 사례가 있다. 300여년전 조선시대 숙종이 하사한 '신공유천 효자정려각(愼公惟天 孝子旌閭閣)'이 그것이다.

효자 신유천은 대전의 대표적 효자로 초등학교 3학년 사회지역화 동영상 자료에 수록돼 있어 지역의 학생들이 효행을 배우는 인물이다. 둔산동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던 효자정려각은 둔산택지개발로 갈마동 갈마공원내로 이전을 추진하게 된다.

당시 시는 효자각이 택지개발에 걸림돌이 된다며 갈마동 부지로 이전을 권고하고 870만원의 이전비를 지원했다. 2400여만원의 추가 경비는 신씨 종중이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정려각은 역사적 가치는 있지만 이전으로 건물 자체의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문화재 지정을 받지 못했다. 문화재 지정을 받지 못하다 보니 이전을 했지만, 표지판도 없이 갈마공원 내에 방치돼 있는 상황이다.

문화재가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하지만 이전 과정에서 건물이 문화재적 가치를 잃어버리면 문화재 지정 자체도 불투명할 수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다.

뾰족집은 근대건축물이 이전·복원되는 첫번째 사례이고, 언론과 시민단체 등이 힘을 모아 복원을 추진했던 사안인만큼 문화재적 가치 확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대로 된 복원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문화재위원회 등의 철저한 개입을 통해 복원하지 못했다면 제대로 된 검증을 통한 보수 절차를 완벽하게 마무리해야 문화재적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사실 뾰족집 복원 검증을 하지 않았지만 복원된 뾰족집이 이전의 모습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어려운만큼 어렵게 복원해놓고 문화재적 가치를 잃을 수도 있다”며 “무엇보다 상징성이 큰 근대건축물인만큼 복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시 입장에서는 원상복구 시점까지 준공검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인만큼 복원에 대해서는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며 “이미 가지정 문화재로 등록돼 있는만큼 등록 취소는 우려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활용측면을 검토해야 하는 단계인만큼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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