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제69주년 경찰의 날, 희망과 약속

  • 오피니언
  • 사외칼럼

[특별기고]제69주년 경찰의 날, 희망과 약속

최현락 대전경찰청장

  • 승인 2014-10-20 14:35
  • 신문게재 2014-10-21 17면
  • 최현락 대전경찰청장최현락 대전경찰청장
▲최현락 대전경찰청장
▲최현락 대전경찰청장
“대전경찰의 절도범 검거율이 높아졌는데, 원동력이 뭡니까?” 며칠 전 국정감사를 받는 자리에서 의원 한분께서 질의 하신 내용 중 유난히 가슴에 남는 질문이다.

이런저런 답변을 하기는 했지만, 내심 하고 싶은 말은 일선 형사들부터 3000명의 대전경찰 전체가 밤낮없이 열심히 제 자리에서 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는 말이었다. 범인을 잡는 일은 결국 발품이라는 형사들 사이에서 정립된 오랜 불문율이 말해주듯 현장은 여전히 기약 없는 범인과의 기나긴 잠복 싸움과 밤샘 일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듯싶다. 마침 오늘은 지난 1945년 경찰이 창설된 후 꼭 예순아홉번째를 맞는 날이다. 돌이켜 보면 안팎으로 참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찰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만큼 처우와 인식도 개선되었고, 여전히 진행형이긴 하지만 경찰 스스로도 끊임없는 자정노력을 통해 많은 질적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력증원을 비롯해 CCTV 확충, 디지털 복원기술, 첨단감식장비 도입 등 과학수사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치안인프라도 구축돼 양적 측면에서도 엄청난 성장과 발전을 이뤄가고 있다. 치안정책의 패러다임 역시 시대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과거 단순 범죄척결자(Crime fighter)라는 형사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문제해결사(problem solver)라는 행정법적 사고로 바뀌어 왔다. 돌이켜 보면, 많은 질책도 있었지만 경찰은 언제나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심정으로 끊임없이 국민의 요구(wants)와 필요(needs)에 따라 스스로를 변화시켜 온 것이다.

최근 세월호 사고 등 안전사고가 증가하자 국민의 안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면서 불법과 무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그동안의 성폭력ㆍ학교폭력 등 이른바 4대 사회악 척결뿐만 아니라 각종 부정부패와 동네조폭 근절을 비롯해 공원ㆍ하천과 같은 근린지역 안전 확보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추진 중에 있다.

또, 국민의 비상벨로 알려진 112신고에 대해서도 관할과 기능을 불문하고 모두가 총력 대응하는 전방위 시스템으로 개편됐고, 경찰의 가장 뼈아픈 과오로 남은 유병언 변사사건의 수사실패 재발방지를 위해 변사사건에 대한 수사 대응시스템도 한층 강화했다.

전국적으로도 많은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대전의 경우만 보더라도 지난해보다 성폭력사범 검거는 23%가 늘었고, 가정폭력 재범률은 5분의 1, 학교폭력 피해경험률은 전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5대범죄 검거율 역시 21%p가 늘어난 70.5%를 기록하고 있고, 동네조폭은 단속 한 달 반 만에 20명 검거해 이중 7명을 구속한 바 있다.

다행스럽게도 경찰의 다양한 활동과 노력에 대해 많은 시민께서 큰 호응과 격려를 보내주고 계시지만 여전히 아쉽고, 더 변화시켜야 할 과제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상당부분 사라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잔존하는 내부 적폐가 그중 하나이고, 외부적으로는 사회 저변에 자리 잡은 고질적인 무질서도 해결해야 할 대표적인 과제 가운데 하나다. 무엇보다 경찰의 도덕적 해이는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가장 큰 병폐중의 하나로 끊임없는 인적쇄신과 지속적인 교육만이 해답이라는 생각이고, 또 그렇게 개선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에 있다.

사회 저변에 확산된 무질서는 안전 확보의 선결조건으로 인식하고 집중적인 단속과 계도를 병행하면서 일정부분 개선되고는 있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찰은 지난 69년 동안 언제 어느 때나 국민의 안전과 사회 안정의 중심에 서서 주어진 소임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려왔다. 그러나 법과 원칙이 존중받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일은 경찰의 노력만으로 이루기 어려운 과제인 것도 분명하다.

시대가 변하면서 사회안전망 구축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진 만큼 가장 안전한 도시 대전,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경찰과 시민, 지역 유관기관ㆍ단체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보다 견고한 치안 3.0시대를 기대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1.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