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과 건강]환절기와 구안와사

  • 문화
  • 건강/의료

[계절과 건강]환절기와 구안와사

찬바람 불 무렵 얼굴 굳는 병… 바이러스 감염·혈관질환 원인

  • 승인 2014-10-20 14:07
  • 신문게재 2014-10-21 10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 김영일 교수
<br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통증척추센터 침구과
▲ 김영일 교수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통증척추센터 침구과
요사이 기간이 짧아진 가을은 자연계의 만물이 생명력이 떨어지고 수렴하는 계절이다. 한의학에서는 자연계의 1년 주기를 새로 태어나고, 자라고, 변화하며 또 수렴되고 감추어지는 것을 생장화수장(生長化收藏)이라고 표현한다. 우주의 법칙인 오행과 여섯 가지 기운인 풍한서습조화(風寒暑濕燥火)에 의해서 조절되고 있다고 보는 관점을 가지고 인체의 질병에 접근하고 있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하여 말이 살찌는 계절일 뿐만 아니라 사람도 살찌우는 계절로 식욕이 좋아짐에 따라 과식하기 쉬우므로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증이 있는 경우에는 지나친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고 비만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이제까지 시행해 오던 운동, 식이, 약물요법 등을 계속해 성인병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밤과 낮의 기온차가 심해 면역기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은 심한 바이러스성 질환인 감기에 걸리기 쉬운 계절이기도 하다.

흔히 중풍으로 오인하는 구안와사로 불리는 특발성 안면신경 마비(Bell's palsy)는 뇌신경 질환 중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주로 한 쪽 얼굴 근육이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얼굴에 마비가 오는 증상 이외에도 안면부 이상 감각과 통증, 미각장애, 청각과민, 눈물 감소 또는 증가, 이명 등 특징적인 증상을 수반하기도 한다.

특발성 안면신경 마비의 발생 원인에 대해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바이러스 감염, 허혈성 혈관질환, 당뇨에 의한 혈관장애, 다발성 신경염, 자가면역질환, 그 외 한랭노출, 유전, 대상포진에 의한 안면신경 마비 등으로 말할 수 있는데 이 중 바이러스 감염 가설이 가장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한의학에서 과로나 산후 또는 큰 병 이후에 기혈이 모두 약해지거나, 심한 기온차에 노출되었거나, 찬바람을 오랫 동안 맞은 경우, 감기,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기능 약화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특발성 안면신경마비의 임상 증상에 따른 진행 과정은 네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단계 '전구기'는 안면에 본격적인 마비 증상이 나타나기 전 단계이며 보통 2~3일 정도 지속되는데 증상은 귀 뒷부분이나 어깨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두 번째 단계 '마비기(악화기)'에는 얼굴의 마비가 진행되는 기간으로 1주일 정도 지속되며 주로 입 주변에서 이마 방향 순서로 마비가 진행된다. 세 번째 단계 '정체기'는 마비 상태가 유지되는 기간으로 2~7일 정도다.

네 번째 단계는 '회복기'로 얼굴의 마비가 풀리는 단계이며 대부분 이마에서부터 입 방향 순서로 회복된다.

특발성 안면신경마비의 예후는 일반적으로 발병일로부터 2~3주에 회복이 시작되어 2~3개월 안에 완전히 회복된다. 환자의 80% 정도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4~8주 이내에 회복되나 20% 정도에서는 늦게 회복되거나 예후가 좋지 않아서 처음 3~5일간 마비가 급속하고 완고하게 진행되는 경우나 효과적인 치료가 늦은 경우, 60세 이상 고령인 경우, 귀나 안면부에 통증이 있는 경우, 미각이나 청각 이상이 심한 경우, 고혈압,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등은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다.

정확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지만, 이런 20%의 환자에게서 안구건조증, 안면부 찌그러짐 등의 후유증이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발병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의 한방 치료는 마비의 진행 과정에 따라 급성기에는 증상의 진행을 최대한 막는 것을 목표로, 회복기에는 호전의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을 목표로 치료하며 치료 방법은 침 치료, 한약 치료, 뜸 치료, 매선 성형 등 다양한 치료법을 활용할 수 있다.

침 치료는 마비된 부위나 마비 양상, 마비의 진행 정도, 수반 증상, 마비의 원인에 따라 혈자리와 침법을 달리하여 치료하고, 한약 치료는 구안와사의 진행 과정 중 어느 단계인지에 따라, 마비가 온 원인에 따라, 또는 환자의 체질에 따라 그에 해당되는 약재를 사용해 치료한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흔히 중풍으로 불리는 뇌혈관질환과의 감별 진단이 필요하며 초기의 적극적인 치료가 예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안면의 마비 증상 발생 시에는 즉시 전문가와 상의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1.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