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암으로 많이 알려진 유방암과 자궁암과는 달리 난소암은 생소하지만 더욱 치명적인 암이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건강검진과 예방백신이 보급되면서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지만 자궁내막암 환자는 크게 늘고 있으며, 난소암 환자수도 10년 사이 3배로 증가했다.
자궁암은 비교적 조기발견이 쉬운 편이지만 난소암의 경우 환자의 70%가 말기에 진단을 받는다. 진단이 늦어질수록 치료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난소암 5년 생존율은 4기의 경우 15%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부인암 중 가장 예후가 좋지 않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경제적 여건과 식생활의 변화 등으로 점점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난소암에 대해 건양대병원 산부인과 김철중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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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와 난소암이란?=난소는 자궁의 양측에 위치한 두 개의 작은 생식 기관으로 월경주기에 따라 배란과 여성호르몬을 분비하는 장기다. 난소에는 여러 종류의 종양이 생길 수 있고, 다른 장기에 생긴 암이 난소로 전이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난소암은 난소에 발생한 암으로, 암이 발생하는 조직에 따라 크게 상피세포암, 배세포종양, 생식기질종양으로 구분하는데 이중 난소표면의 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난소 상피세포암이 전체 난소암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난소암은 국내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 가운데 아홉 번째로 빈도가 높은 암이다.
▲발병 원인은?=주로 50~70대에서 호발하는 난소암은 발생 원인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위험인자로는 가족력, 불임이나 출산하지 않은 여성, 초경과 폐경 연령, 식습관 등이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산경험이 없는 여성에게 발생률이 높고 많은 아이를 출산한 여성에게서 빈도가 낮은 것으로 보고돼 배란을 억제하는 과정이 난소암 발생을 억제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이 외에도 환경적인 요인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난소암은 대부분 초기 증상이 없거나 모호하다. 자각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진단이 어렵고, 환자도 난소암이 커지면서 배가 더부룩해지거나 소화가 잘 안되면 암을 의심하기보다 내과를 찾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확실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난소암의 70% 이상이 3기 이상의 진행상태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난소암이 초기에 발견되는 경우는 초음파 검사나 진찰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질병이 진행된 이후에는 복수에 의한 복부팽창, 복부통증, 잦은 소변이나 변비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진단·검사는 어떻게?=난소암의 확진은 수술 중 얻어지는 조직검사를 통해 이루어지지만 수술진행 이전에 난소암이 의심되는 병소가 있는 경우 질병의 진행정도와 주변 기관으로의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시행한다.
처음 진료시에는 우선 질식 초음파를 시행해 종양의 외형적인 모양이나 크기 등을 확인하며, 난소암에 대한 민감성을 가진 종양표지 혈액검사(CA-125)를 시행하게 된다. 이후 질병의 진행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을 포함한 영상진단과 내시경 검사 등을 시행해야 한다.
김철중 교수는 “난소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획기적인 검사법은 존재하지 않고 있어, 선별검사로서 골반내진, 종양표지 혈액검사(CA-125), 질식 초음파 검사 등의 방법을 병용하는 접근법이 가장 유용하다”며 “난소는 대장과 직장과 밀접한 위치에 있으므로 대장과 직장으로의 암세포 침입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직장 내로 직접 내시경을 투입해 직장내부를 관찰하고 필요시 조직검사도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간혹 난소의 악성종양이 소화기계(위,대장 등)의 병소와 함께 있는 경우가 있어 위내시경 등의 검사를 추가로 시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치료는 어떻게?=난소암 치료로 가장 기본이 되는 수술은 자궁절제와 양측 난소, 난관절제술을 시행하는 방법으로 난소암 진단 후 우선적으로 시행하게 된다. 이때 양쪽 난소를 모두 제거하는 이유는 암이 양쪽 난소에 동시에 발병하는 빈도가 높고 비록 육안으로 정상으로 보이는 난소도 수술 조직검사 결과 63%에서 암전이가 있다고 보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궁의 장막과 내막도 잠재적 전이 장소가 되며, 동시에 자궁내막암의 발생 가능성이 높으므로 자궁적출술을 함께 시행하게 된다.
김 교수는 “치명적인 난소암도 초기에 진단받은 환자는 5년 생존율이 80~90%이므로, 난소암도 정기적인 검진이 꼭 필요하다”며 “자궁경부암 검진시 난소암 검진도 같이 받는다면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난소암 예방을 위해서는 고지방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의 섭취를 늘리고 꾸준히 운동해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모유 수유는 12개월 이상 충분히 오래 하고,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도 난소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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