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현 K-water 서산권관리단장 |
그런데, 요즘은 이것이 정말로 옛말이 되었다. 농촌에서 만큼은 마음 놓고 마실 수 있었던 지하수조차도 생활하수 및 기업형 축산의 증가와 무분별한 농약의 사용으로 오염되어 물을 끓여 먹거나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휘발유가 1에 1800원 정도 하는 것에 비교하여 우리가 흔히 마시는 생수 0.5 한병에 500원 정도하는 것을 보면 그렇게 저렴한 것만도 아니며, 더욱이 백화점과 일부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산 해양심층수는 1에 1만원 이상의 가격에 판매된다고 하니 가히 물이 귀한 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인류사의 물의 대한 인식이 양적 측면과 더불어 질적 중요성이 더욱더 부각된다고 불 수 있으며, 물 산업 또한 수자원의 양적 확보 외에도 깨끗하고 질 좋은 물을 공급하는 것이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인류복지를 증진시키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필자가 유년시절이었던 1970년대 초에는 우리나라에 수도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던 시기로 집에 수도가 들어온다는 것이 커다란 기쁨이었다. 힘들여 물을 긷지 않고 수도꼭지만 틀어도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는 광경만 보아도 흐뭇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시골 구석구석까지 수도가 보편화되었으며, 생활수준이 날로 높아지고 삶의 질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면서 국민들의 눈높이도 바뀌었다.
IT기술의 발달로 정보의 공유 가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여지는 요즘, 국민들은 고품질의 수돗물을 경험하고, 더 빠르고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받기 원한다. 물은 이미 석유 이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부족하고 중요한 핵심 자원이 되었다. 20세기가 석유 자원을 둘러싼 갈등의 역사였다면, 21세기는 물에 대한 투쟁이 세계질서와 문명의 운명을 결정짓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수돗물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필수품이자 가장 공적인 소비재이다. 이러한 공적인 소비재가 전 세계 선진 기업들이 새롭게 각축전을 벌이는 치열한 경쟁상품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도사업자는 맑고 깨끗한 물을 풍부하게 공급해야 함은 물론 품질과 서비스의 고급화를 중요한 가치로 추구해야 할 것이다. 우선 전국적으로 물 사용량 측정 등 수자원관리의 효율성을 위한 통합수자원관리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현재 일부지역에서는 수원과 상수도 기반시설이 부족해 가뭄 시 생활용수 부족으로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고 보편적인 국민 물 복지 실현을 위해서는 중앙정부, 수도사업자인 지방자치단체 및 K-water 등 이해관계자간 협의 노력을 통해 우리에게 맞는 한국형 통합수자원시스템을 하루빨리 구축하는 것이 물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환경경영으로 가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좋은 원단에서 명품 옷이 나오듯이 수돗물의 취수원인 댐이나 하천, 저수지 시설을 철저히 관리하고 수돗물을 생산하는 정수장에 고품질의 정수시설을 설치하며 공급관망 정비에 힘써야 한다. 그리고 설치한 지 수십 년이 지난 수도시설이나 수도관은 시간이 지나면서 낡아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낡은 수도시설이 주는 비효율을 인식하고 노후관로 교체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 하며, 정수장에서 각 가정 수도꼭지까지 수돗물 운반과정에서 오염을 방지하는 것을 수질관리의 핵심으로 파악하고 철저한 수질관리체계를 수립하여 소비자로부터 수돗물의 물질적ㆍ심리적 안전성을 확보하는 등 고품질 수돗물 공급관리에 힘써야 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고품질의 수돗물을 생산, 공급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국민 역시 수돗물에 유해물질이 함유되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등 막연한 불신풍조를 버리고, 관심과 애정으로 상수도행정에 적극 참여해 신뢰구축의 통로를 열어야 한다. 즉, 수도사업자와 정부, 국민 간 상호협조 및 신뢰를 바탕으로 비로소 명품인 건강한 수돗물이 탄생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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