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이야기]법가사상(法家思想) (1)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법률이야기]법가사상(法家思想) (1)

김형태 변호사

  • 승인 2014-10-20 13:58
  • 신문게재 2014-10-21 16면
  • 김형태 변호사김형태 변호사
▲김형태 변호사
▲김형태 변호사
서양에 있어서의 법철학은 자연법사상과 법실증주의가 서로 공존ㆍ대립 하면서 발전해 왔다. 여기에서의 자연법은 법에 있어서의 정당함이나 정의로움을 바로 '자연'에서 찾았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으며 다만 여기 '자연'이라는 것에 대하여 너무도 다양한 이론이 있기 때문에 한 마디로 말하기는 어렵다.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기독교적 사고가 지배했던 시대에 있어서 하나님이 창조한 자연의 본성으로부터 추론된 정의라는 의미에서 자연법이, 그리고 근대에 이르러 인간의 이성에 의한 정의로움의 발견이라는 의미에서 자연법사상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반하여 법실증주의는 그 원류가 소피스트로부터 시작되었는데 '정의는 강자의 이익'이라는 트라시마코스의 주장으로부터 현대에 있어서 켈젠이나 오스틴 등이 이를 대표하는데 특히 오스틴의 말은 바로 법실증주의의 제 모습을 보여준다. '법은 주권자의 명령이다'라는 유명한 말과 함께 '법의 내용이 좋으냐 나쁘냐와 법이냐 아니냐는 다른 문제이다'라는 표현이다. 이러한 구별의 본질은 바로 법의 실효성의 문제인데 사람들에게 법이라는 이름으로 강제할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법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법실증주의'사상이고 법이 정당하고 정의로울 때에 비로소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 뿐이며 법이 부당할 때에는 인간은 이에 대한 저항권을 가진다는 것이 '자연법사상'인 것이다.

실제로 역사적으로 보면 법이라는 것은 이 양극단에서 시계추처럼 오락가락하였다. 우리나라의 법이 서양에서 전래되어 온 것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이처럼 자연법사상과 법실증주의도 서양법철학의 전유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자연법사상과 법실증주의가 동양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다는 사실이다.

바로 유가사상과 법가사상이다. 유가사상은 여기에서 말하는 자연법사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임에 반하여 법가사상은 바로 법실증주의 사상과 동일한 내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초등학교시절부터 배워 온 인간본성에 대한 이론, 바로 성선설과 성악설이 맹자와 순자에 의하여 주장되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그 후 맹자에 대하여서는 많이 들었지만 순자는 어떻게 되었는지 잘 알지 못한다.


하기야 '순자'라는 이름이 좋아서인지 한때 우리나라의 여자들의 흔한 이름이 되긴 하였지만. 그러나 순자는 인간본성에 대한 맹자와의 논쟁 속에 있는 걸 보면 순자 역시 유가사상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맹자와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이 세상을 바라보면서 새로운 사상의 길을 연 것이다. 어떠한 관점에서 보면 순자는 공자나 맹자보다 훨씬 더 현대적이다. 또한 그러한 관점에서 법가 역시 유가보다는 현대사상에 가까운 것이다.

우선 천지의 근원인 '하늘'을 보는 관점에서 순자는 유가사상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유가사상의 경우 '하늘'을 덕의 근원, 옳음의 근원이며 세상만물이 생겨나고 소멸함은 '하늘의 올바른 뜻, 선한 뜻'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에 반하여 순자는 '하늘'을 오늘날의 자연현상에 대한 인식과 유사하게 '하늘' 자체가 옳고 그름이 없으며 다만 그 법칙이 있어 그 법칙에 따라 만물이 생성될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유가사상과 같이 하늘의 뜻을 항상 옳은 것으로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늘을 원망하거나 하늘의 뜻을 기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의 당연한 귀결로 중요한 것은 하늘의 뜻이 아니라 바로 인간의 행위라는 것이다. 오히려 '하늘의 뜻'을 헤아려 인간에게 유용한 것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순자사상의 골자이다.(계속)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 변호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1.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