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대전지역 내 학교 301곳 가운데 현대화 사업이 진행된 학교는 마사토(트랙 조성 후 운동장만 흙으로 조성) 8곳, 인조잔디 52곳, 천연잔디 23곳 등 모두 83곳에 달한다. 나머지 218곳은 아예 조성되지 않은 맨땅 운동장이다.
운동장 현대화사업을 아직 추진하지 않은 학교는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되도록 사업 신청을 하려는 분위기다. 다만, 자체 비용이 없는 만큼 예산을 지원받는 과정에서 학교를 개방해야 한다는 문제와 맞닿게 된다. 현대화사업의 예산은 국민체육진흥공단, 교육부, 지자체를 통해 지원된다.
외부기관의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지역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일정 시간동안 학교운동장을 지역주민들이 사용하도록 개방해야 한다. 또 개방을 전제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사업계획서에 포함돼야 한다. 최근들어 학교에 마련된 트랙을 이용해 도보 운동을 하려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하지만 학교 입장에서는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우선 외부인들의 학교 왕래가 잦을 경우,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서다. 학교 내 성범죄를 보더라도 전국적으로 2011년 150건, 2012년 190건 2013년 303건, 2014년 8월까지 330건으로 해가 거듭할 수록 급증하고 있다.
더구나 대전에서 반경 1km에 성범죄자가 거주하는 학교가 5곳 중 4곳(79%)에 달해 학교로선 고민이다. 이렇다 보니 학교와 학부모들의 근심만 쌓이고 있다.
한 학부모는 “학교가 개방돼 있다 보니 아이들이 수업을 마친 이후에는 학교에서 놀고 싶어도 놀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며 “교육환경은 개선됐다지만 개방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함께 마련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운동장 현대화사업을 희망하는 학교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원래 시설 이용규정상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학교 시설은 개방해야 하며 이용시간을 학교장 재량으로 정해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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