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는 중고자동차 리스계약을 한 후 최근 세차 과정에서 손상이 발견돼 리스회사에 연락해 따졌지만 리스 회사는 “민원인이 직접 공급자와 해결해야 한다”며 리스료 납부만 독촉했다.
# B씨는 자동차 운용리스 승계 후 자동차 사고가 나서 중도 해지 하려 했다. 리스 회사는 B씨에게 중도해지수수료 500만원과 패널티로 잔존가치 해당분 4000만원을 요구했다.
A씨와 B씨 모두 금융당국에 민원을 넣었지만 금융당국은 리스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최근 여신전문금융사의 자동차 리스 거래 증가로 관련 민원이 늘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접수된 리스 민원 사례별 답변 자료를 공개해 주목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처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 7월까지 리스민원 접수현황을 보면 채권추심이 77.4%로 가장 많았다. 중도해지수수료 12.9%, 하자담보책임 5.4%, 리스승계 4.3%가 뒤따랐다.
리스는 리스사가 공급자로부터 특정 물건을 사거나 빌려, 다시 이용자에게 일정 기간 사용하게 한 뒤 이용대금을 받는 상품이다. 이용하는 동안 원금과 이자를 낸 뒤, 기간 만료 이후 자기 물건이 되는 '금융리스'와 주택 임대처럼 일정 기간 대여만 하는 '운용리스'로 나뉜다. 자동차부터 고가의 특수장비까지 다양한 물건이 리스 대상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리스 거래는 2007년 12조원을 넘어선뒤 주춤했으나 2012년과 2013년에는 다시 10조원을 돌파하며 증가 추세에 있다. 이 가운데 5조9000억원 정도가 자동차 리스다.
리스이용자는 필요한 물건의 구입비용을 일시에 부담하지 않으면서도 구입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노후화·진부화의 위험도 피할 수 있어 사업자들이 선호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접수된 리스민원을 분석하고 관련 대법원 판례를 검토했다”며 “여전사의 리스거래가 증가세를 보이며 관련 민원이 다수 접수되고 있음을 감안, 금융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자료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금융리스와 운용리스 어떻게 다른가=금융리스는 리스이용자·리스업자·공급자 3당사자 간의 계약으로 리스이용자가 선정한 물건을 리스업자가 리스공급자로부터 새로 취득 또는 대여하여 리스이용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상법의 금융리스 규정이 적용된다. 운용리스는 리스업자가 새로 취득 또는 대여받은 물건을 리스이용자에게 대여하는 것으로 민법의 임대차 규정이 적용된다. 예를 들면 치과의사가 의료기기를 설비하는 경우 금융리스를 주로 이용하고, 일반인들이 자동차를 리스하는 경우 운용리스를 주로 이용하게 된다.
▲캐피털사에서 “금융리스료는 차량원가와 이자가 포함된 것이지만, 운용리스료는 '대여료'라며 리스료가 차이가 있다”는데 맞는 말인가?=맞다. 금융리스료는 리스물건의 취득자금에 대한 금융편의 제공에 따른 원금의 분할변제와 이자·비용 등의 변제 성격을 가지나, 운용리스료는 리스물건의 사용기회 제공에 따른 물건의 사용대가(임대료)라고 볼 수 있다.
▲자동차 리스계약을 한 후 최근 세차과정에서 손상이 발견되어 리스회사에 연락했더니, “민원인이 직접 공급자와 해결해야 한다”며 리스료 납부만을 독촉했다=물건수령증 발급 시 리스업자의 하자담보책임은 없다. 금융리스의 경우 물건수령증이 발급된 경우 상법상 리스계약 당사자 사이에 적합한 리스물건을 받은 것으로 추정하며, 물건수령증이 발급된 이후에는 리스업자는 리스물건의 하자에 대해 담보책임을 지지 않는다. 운용리스의 경우에도 통상 계약서상에 '리스물건 하자에 대한 리스업자의 책임 배제'약정을 하고 있다. 1996년 대법원 판례는 리스회사의 하자담보책임을 제한한 약정조항은 약관규제법상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리스이용자는 리스물건을 받고 사양과 성능 등을 꼼꼼하게 확인한 후 물건수령증을 발급해야 하며, 물건의 하자에 대비해 공급자 부도 등 위험이 없는지 또 하자 시 수리 등을 해줄 수 있는 업체인지를 사전에 미리 따져봐야 한다.
▲자동차 운용리스 승계 후 자동차사고가 나서 중도 해지하려는데, 중도해지수수료 500만원과 페널티로 잔존가치 해당분 4000만원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리스이용자의 잘못으로 리스 중도해지 시 중도해지수수료 및 손해배상을 부담해야 한다. 금융리스의 경우 상법은 이용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리스계약 해지 시 리스업자는 잔존리스료의 일시 지급 또는 리스물건 반환 외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운용리스 또한 통상 계약서상에 '리스이용자의 중도해지수수료 및 손해배상 부담'을 약정하고 있다. 따라서 리스이용자는 계약 체결 전 중도해지 시 처리방법별 부담액을 반드시 확인해야한다.
▲금융리스한 차량이 사고로 전부 손실 처리하게 된 상황인데, 차량보험금은 캐피털사에서 수령한다니 부당하다=사고로 인해 리스차량을 대신해 보험금이 리스회사에 지급된 경우 리스회사는 보험금으로 중도해지수수료 등을 정산하고 남는 금액이 있다면 리스이용자에게 반환해야 한다. 대법원은 지난 1995년 리스이용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리스물건을 반환받는 경우에도 그 중도상환에 의한 이익까지 취득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리스 중인 차량을 다른 사람에게 승계시키려고 리스회사에 신용심사를 신청했는데, 신용등급 때문에 탈락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리스회사는 인수자의 상환능력을 심사할 수 있다. 리스이용자가 리스계약을 중도에 다른 사람에게 승계시키면서 자신은 리스계약의 채무에서 탈퇴하고자 하는 경우 이는 민법상 면책적 채무인수에 해당한다. 민법상 이런 계약은 채권자·채무자·인수인의 3면 계약으로 하거나, 채권자의 승낙 하에 채무자와 인수인과의 계약 등으로 할 수 있다. 따라서 채무인수(리스승계)에 대한 승낙여부는 민법이 보장하고 있는 채권자의 권리기 때문에 채권자는 채무인수자의 채무상환능력을 심사할 수 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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