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문화재 보호 의지있나

  • 정치/행정
  • 대전

대전, 문화재 보호 의지있나

市 “형평성 어긋나” 관리 외면… 근대건축물 7년간 27곳 사라져

  • 승인 2014-10-16 18:06
  • 신문게재 2014-10-17 5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 대전 근대건축물 뾰족집 복원

“대전시 문화재가 한두개도 아니고 하나를 매입하게 되면 형평성에 어긋납니다.” 대전시가 뾰족집 복원 이후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근대문화유산 관리 의지를 의심케하고 있다.

현행 문화재 보호법 제4조에는 '지방자치단체는 문화재의 보존, 관리, 활용을 위한 시책을 수립·추진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등록문화재인 뾰족집에 대한 대전시의 책임을 법에 명확하게 명시하고 있다.

또 대전시 문화재보호조례 제23조에는 '시장은 시문화재의 보존상 필요하면 소유자가 매도하는 문화재를 매입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보존의 의무와 매입의 근거가 법적으로 보장돼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시는 문화재 보호를 위한 방법을 찾기보다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복원 이후 관리에 대해서도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뾰족집이 갖는 상징성은 크다. 2010년 대흥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에 의해 무단철거된 이후 개발논리에 의해 철거됐다가 시민들과 각계 전문가들의 반대로 이전 복구에 성공한 첫번째 사례다.

근대문화유산 보존과 활용에 대한 시민의식을 반영한 시사점을 줄 뿐 아니라 교육적인 자료로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는 만큼 복원 이후 관리에 대전시가 개입하는 것은 당연한 처사라는 여론이다.

시의 근대문화재 외면은 지역에 근대건축물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할 전망이다. 실제 2003년 이후 7년동안 27건의 근대 건축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뾰족집이 등록문화재 16개 가운데 유일한 단독주택이고 상징성이 크지만 보존과 활용에 대한 관심이 없는것 같아 안타깝다”며 “지역 문화계에서는 펀드를 조성해 매입하자는 움직임도 있었다. 대전시가 근대건축물의 도시라면 상징적인 보존 대책은 필수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중요하지 않은 문화재가 없다. 시소유 문화재가 아니라 대부분 개인이 소유하고 있어 하나를 매입하기 시작하면 다른 문화재와의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매입 여부 단계보다는 복원 검증이 우선돼야 한다. 조합에서 내부적인 절차를 거치고 있어 시는 지금 매입 여부를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1929년 대전 철도국장 관사로 지어진 뾰족집은 지난 2008년 등록문화재 제377호로 지정됐다.

김민영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1.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