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방위는 이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26곳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한 가운데 오전 10시 이전부터 국감장 주변은 연구기관 대표와 실무자, 미래창조과학부 공무원 등이 대기하느라 혼잡을 빚었다.
특히 증인 채택 문제가 합의되지 않아 국감도 예정시간보다 한 시간 늦게 열려 '날림 국감'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홍문종 위원장과 여야 간사가 이인호 KBS 이사회 이사장과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문제를 논의하느라 늦어졌기 때문이다.
뒤 늦게 열린 국감에서는 출연연 연구원의 인센티브 나눠먹기 등 도덕적 해이가 도마위에 올랐다. 출연연 연구원 신분으로 유학을 가서 절반 이상이 복귀하지 않는 허술한 인력 관리 실태가 집중 지적을 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의락 의원은 “국과연 소속 25개 정부출연연구소 연구원 중 연간 논문성과와 특허실적이 단 한 건도 없는 연구원에게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지급된 인센티브가 478억원”이라고 질타했다.
홍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일반 논문과 특허실적이 0건인 연구원은 책임급 1915명, 선임급 2004명, 비정규직 902명 등 총 4821명이라고 밝혔다. 논문발표나 특허출원 등 실적이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인센티브로 1인당 평균 책임급 1197만원, 선임급 993만원, 비정규직 560만원 등 총 478억68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홍의락 의원은 “논문발표나 특허출원 등 연구자로서의 성과는 단 한 건도 없이 수천만원의 인센티브를 받아 챙긴 것은 심각한 모럴헤저드”이라며 “국가과학 백년대계를 위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출연연 연구성과 관련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필요하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장병완의원도 출연연의 부실한 인력관리를 지적했다. 장 의원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소속 연구원의 해외 유학 후 퇴직률이 55%나 된다”며 “지난 10년간 석사급 연구원 중 박사학위 취득 유학자 60명 가운데 27명만이 복직한 나머지 미복귀 연구원 대부분이 해외 현지 기업 및 연구기관으로 이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장 의원은 “ETRI 경력을 갖고 유학을 가는 것은 사기업과 비교할 때 유학시 상당한 경쟁력이며 일종의 특혜나 다름없다”며 “그런데도 복직률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것은 출연연 고급 인재 관리의 큰 허점을 나타낸 것으로, 인력관리 제도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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