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경환 대전서부경찰서장 |
떨어지는 낙숫물은 늘 제자리에 떨어진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부모의 학대를 받아온 어린이들은 자라서 부모를 학대하게 되고 자신의 자녀들에게도 똑같은 행동을 한다고 한다. 이 광고 문구는 그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아동폭력이 단순히 한 아이의 아픔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악순환이 대물림 된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본인이 맞고 자랐기 때문에 자식에게 만큼은 잘해줘야겠다고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보고 당한 것이 그런데 나아질 리가 있겠는가?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에 의하면 전체 아동학대 사례 10건 중 8건이 가정내에서 부모에 의해 발생하고 있고, 올해 들어서만 무려 9명의 아이들이 부모 등 어른들의 방임과 폭행으로 숨졌다고 한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는 아동학대 신고접수를 112로 일원화하고, 아동학대 신고 의무 강화 및 상습적으로 아동을 학대하여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경우 최고 무기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제정하여 지난 9월29일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아동복지법' 내용 또한 강화했다.
특히,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는 누구든지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된 경우나 그 의심이 있는 경우 신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학원 및 교습소 운용자, 아이돌보미 등 총 24개 직군을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로 규정하여 이들이 학대를 목격하고도 신고를 하지 않으면 처벌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먼저 아동학대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할 것 같다. 아동복지법 제3조에는 그 정의를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에 의하여 아동의 건강,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 또는 가혹행위 및 아동의 보호자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유기와 방임'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폭력의 범위를 적극적인 신체적 학대뿐만 아니라 정서적 학대나 방임, 아동의 발달을 저해하는 모든 행위나 환경, 소극적 의미의 방임행위까지도 모두 포함하고 있어 그 대상이 광범위 하다 할 수 있다. 아동학대는 사소하고 개인적인 '남의 집안일' 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어 좀처럼 관심을 갖기가 어렵고, 심지어 피해자와 가해자조차 폭력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형태의 폭력은 범죄이며, 이런 범죄에 남의 일이라고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나서야 한다. 또한 학대받는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동학대의 심각성과 아동권리의 중요성에 대해 범 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근본적으로 변해야 학대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변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의심되는 사례가 있다면 바로 국번 없이 '112'로 신고하는 것이 선행되어야겠다. 아동학대를 예방하는 것은 한 가정만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결국 우리 모두의 가정과 우리사회를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대전을 안전하게 시민은 행복하게'라는 대전경찰의 캐치프레이즈처럼 우리 경찰은 앞으로도 아이들이 웃음을 잃지 않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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