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성 서천 비인중 교사 |
그동안 같은 학교 친구들과 치르던 울타리 체육대회에서 벗어나 시ㆍ공간의 작은 변화만 주었는데도 학생들의 반응은 벅참과 감동으로 가득했다. 학교폭력 없는 학교와 내 고장 소개를 피켓에 담아 진행된 테마있는 입장식, 경쟁보다는 협동과 배려를 키울 수 있도록 운영된 운동 경기, 삼삼오오 모여 수다와 웃음을 반찬으로 먹은 점심 도시락,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펼친 학교별 장기자랑, 짧은 인연과 긴 아쉬움을 마음에 담고 마무리 된 폐회식을 통해 학생들의 몸과 마음은 긴 편백나무 숲을 지나고 있었다.
한 학기동안 시험이 면제되어 학생들이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자유학기제 운영을 희망하면서 뒷 마음에 걱정을 숨겨 놓았다. 명량 대첩을 앞두고 매일 악몽을 꿨던 이순신 장군은 아니었지만 풀로 우거진 산에 등산로를 만들어야 하는 부담감 정도는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여러 도움으로 계획서가 완성되고, 꿈ㆍ끼의 교육 과정이 진행되었다.
몇 가지 프로그램을 소개하자면 블록 타임 체육ㆍ예술시간에 수영, 배드민턴, 드럼, 우쿨렐레 연주가 진행되고, 정기고사 시간을 활용해 주제가 다양한 체험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를 벗어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고, 세상의 다양함을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학교생활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는 자유학기제 정책을 '꿈을 키우고 끼를 찾는 자유학기제! 행복한 학교생활이 시작 됩니다'를 슬로건으로 2013년에 연구학교를 선정해 시범 운영하고, 2014~2015년 연구ㆍ희망학교 확대를 거쳐 2016년 전체 중학교를 대상으로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
공통 과정과 자율과정으로 나누어지는 뼈대에 핵심 성취기준 학습, 부담 없는 학교 시험, 실습과 체험의 학교생활 등으로 모양을 완성하였다. 학생들이 일상과 경쟁에서 벗어나는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준 것이다. 실제로 희망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지금까지 학생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고, 선생님들도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일부 체육ㆍ예술 시간의 편중과 감소, 선생님들의 업무량 증가, 공감대 형성이 조금 더 필요한 기관 연계 등 작은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행복한 얼굴에 비할 바는 아닌 것 같다.
학생 중심의 행복한 교육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일답(一答)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꿈과 끼를 발견하고, 꿈 이룸을 설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그 대업(大業)을 실천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평소 진로를 상담하면서 학생들에게 “선생님은 내가 하고 싶었고, 적성에도 맞았던 체육교사의 꿈을 이뤄 여러분과 마주하고 있어요. 그간 나에게 맞은 일을 하며 살았기에 매일 행복할거라 생각했는데 후회도 실망도 많이 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하지만 그 작은 행복한 감정도 표현하지 못하는 이유는 원치도, 적성에도 맞지 않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라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자유학기제의 성공적 정착으로 중요한 시간을 허비하는 학생에서 벗어나 부정보다는 긍정을, 땅 속의 금보다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꿈을 실천하는 학생들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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