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안들어도 53만원 내… ‘취준생’ 졸업유예제 허리휜다

공주대 등 대전·충남 14곳 '강제'… “대학 횡포” 제도개선 한목소리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취업 전까지 계속 대학 학적을 유지하기 위해 운영되는 졸업 유예제를 상당수 대학들이 수강을 강제하며 수업료를 징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유예제는 수업연한 내에 졸업요건을 충족시켰지만 졸업하지 않고 학적을 유지하는 제도로, '졸업연기' 혹은 '졸업유보', '계속수학' 등의 명칭으로도 불린다.

최근 계속된 취업난으로 상당수 졸업예정자들이 취업전까지 졸업하지 않고 계속 대학 학적을 유지하기 위해 이 졸업유에제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학점이 미달한 초과 학기와는 달리 졸업유예는 졸업 요건을 다 채워 추가로 수강을 하지 않아도 됨에도 불구하고, 전국 81개 대학이 학생들에게 수강을 강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관악갑)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144개 대학 중 졸업유예 제도를 실시하는 학교는 121개교로 그 중 수강을 강제하거나 수업을 듣지 않음에도 등록금을 징수하는 학교가 98개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 충남에만 공주대, 대전대, 목원대, 배재대, 한남대 등 14개 대학이 수강을 강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충남대는 수강여부를 선택해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전가톨릭대만 졸업유예시 수업을 들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졸업 유예시 수업료의 경우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학교별로 최고 77만원에서 0원까지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대의 경우 수업을 듣지 않아도 기성회비의 6분의 1을 납부하도록 돼 있어 단과대별로 최저 21만3000원에서 33만원 가량을 유예 비용으로 걷고 있고, 한남대의 경우 필수적으로 수업을 듣도록 하면서 1학점당 9만6000원을 내도록 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수업을 듣지 않고 유예비용을 징수하는 학교는 경동대로, 등록금의 6분의 1을 걷어 한 학기에 53만원으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유기홍 의원은 “강제 수강, 유예 등록금은 대학의 횡포인 만큼 제도개선이 이뤄지도록 교육부에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hu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