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균 씨지엠 컨설팅 대표 |
질문을 바꿔서, 대전시민들은 타지인들이 놀러 왔을 때 어디를 데리고 갈까? 굳이 꼽는다면 계족산 맨발걷기와 대흥동 스카이로드, 뿌리공원 등이다. 대전의 랜드마크인 엑스포과학공원과 한빛탑은 즐길꺼리가 많지 않아 타지인을 데려가기 애매하다. 오월드와 한밭수목원은 수도권 사람들이 가기에 규모가 작다. 보문산과 구봉산, 대청호, 금강으로도 쉽게 대전을 찾은 손님을 데리고 가기는 쉽지 않다.
다른 지역들과 비교를 해보자. 한 검색포털사이트의 월간 검색 횟수를 찾아보니 '대전여행'은 1만2572회 검색됐다. '안동여행'은 1만 8048회가 검색되었고 '여수여행'은 3만6863회, '전주여행'은 무려 9만2562회가 검색되었다. 사람들이 대전보다 더 많이 여행지로 꼽는 지역을 보면, 안동은 찜닭과 하회마을이, 여수는 한려수도와 돌산대교, 돌산갓김치, 돌게장 정도다. 전주도 전주한옥마을과 전주비빔밥 외에 떠오르는 것이 없다. 이 지역들을 보면 대전보다 더 많은 관광자원을 가진 곳이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대전으로 여행을 많이 오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구슬도 꿰어야 보물'인 것. 다른 지역보다 많은 구슬을 가지고 훨씬 좋은 교통여건을 가지고 있음에도 꿰지 않아 보물이 되지 않는 것이다.
필자는 예전에 대전에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대전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대전의 아름다운 구슬들을 보물로 꿰어 주는 도구라는 말이다. 대전에서 대전만의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 중에 대표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축제다. 매년 수많은 축제가 열리는 것을 볼 수 있고 10월에는 주말마다 여러 축제가 동시에 열린다. 축제마다 적지 않은 예산이 지원될 것이다. 그러나 그 수많은 축제 중에 흑자를 내는 축제가 얼마나 될까. 대전의 특색을 만들어 내는 축제는 얼마나 될까. 시민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주는 축제는 얼마나 될까? 되려 시민들의 세금이 특정단체나 기관을 위해 대전시민들을 볼모로 낭비가 되는 것은 아닐까?
대전은 지금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무분별한 축제는 대전을 알리는데 좋은 무기는 될 수 없다. 민선 6기의 대전시는 대전을 대표하는 축제로 사이언스 페스티벌과 효문화 뿌리 축제, 계족산 맨발 축제 등 세 가지 축제를 선정하였다. 선정된 축제들은 저마다 대전의 특색을 알릴 수 있는 콘텐츠를 가지고 있어서 대표축제로의 선정은 필자에게는 무척 반가운 일이다. 이제는 대전을 대표하는 관광 콘텐츠를 선정하길 바란다. 집중적으로 대전의 대표명소로 키우고 알려나가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타지의 사람들이 대전을 여행하고 싶은 이유를 세 가지라도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대청호를 일례로 들어 결론을 대신해보자. 대전시민이라면 대청호에 가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청호하면 떠오르는 곳이 대청댐공원과 대청호 생태습지 정도다. 대청호를 끼고 이어진 도로를 차로 달리다 보면 주차를 하고 대청호를 맘껏 가슴과 눈으로 품을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다. 춘천은 소양호 하나로 수많은 관광객을 부르고 적지 않은 관광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훨씬 크고 아름다운 대청호가 아깝지 않은가. 대전에는 좋은 구슬이 많다. 하지만 '구슬도 꿰어야 보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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