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전상의와 '판도라의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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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대전상의와 '판도라의 상자'

  • 승인 2014-10-09 16:37
  • 신문게재 2014-10-10 7면
  • 박전규 기자박전규 기자
▲박전규 취재3부
▲박전규 취재3부
경영학에서 기업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문은 '이윤 추구'다. 다음으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중시하고 있다. 기업이 성장을 하면서 이윤을 얻으면, 기부활동 등을 통해 사회 전체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한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최고경영자가 돼 GE를 세계 최고기업으로 성장시킨 잭 웰치(Jack Welch) 역시 사회공헌을 중요하게 여긴 기업인으로 알려진다.

최근 지역 일부 벤처기업과 대전상공회의소가 상의 당연회비 납부 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대전의 한 기업이 대전상의를 향해 '왜 기업들의 회비 납부 여부를 공개했냐'고 불만을 터트린 것이다.

더불어 대전상의에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왜 하필 우리 기업이 타깃이 되었냐”며 “(회비 납부 여부가 공개돼)기업 이미지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나서 '어디까지나 대전상의의 회원관리 소홀'이라고 주장했다. 상황이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이 기업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다하지 못한 셈이다.

이와 관련, 대전상의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상의는 벤처기업들과 관계유지를 위해 자주 접촉하면서, 상의 행사 참여를 유도해 왔기 때문이다. 사실상 상의와 기업간의 치킨게임(?)이 전개된 것이다.

상의는 “상공회비는 상공업의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사용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대전상의는 당연회비 관련 여부를 일명 '판도라 상자'로 비유한다. 공개돼서 좋을 것이 없다는 이유다.

회비 납부 여부가 언론 등에 공개돼 지역사회에 알려지면, 해당 기업과 상의간의 관계도 껄끄러워지고, 나아가 상의 회비를 잘 납부하고 있는 기업까지 기분이 좋을리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상의는 전국 상의와 협의를 통해 가급적 기업들의 회비 납부 여부를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항상 쉬쉬할 부분도 아니라고 본다. 회비 납부 여부를 평생 공개하지 않는다면, 지역 경제발전을 위해 쓰여지는 상의 회비를 '누구는 내고, 누구는 안내고'라는 말이 언제나 나올 것이고, 회비 납부의 문제점 또한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대전상의 당연회원의 회비 징수에 따른 강제규정은 없다. 이에 따라 상의는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상의·기업,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모두가 적극적인 자세를 유지해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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