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부터 현안까지… 대전시민이 직접 푼다

대전시 내년 시민행복위 등 출범 시정참여 제도화 찬반 논란 사업 장기화… 책임 소재 등 과제로

앞으로 대전시민은 계층과 지역 간 대립이나 갈등에서부터 현안사업에 이르기까지 주요 정책들을 직접 해결하고 주도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실질적인 권한 등은 부여할 수 없는데다, 찬반 논란 등으로 공회전만 하다가 오히려 사업이 장기화할 수 있고 특히 자칫 모든 책임을 시민에게 책임 떠넘기는 식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전시는 9일 민선 6기 시민중심의 경청과 통합 실현의 핵심기구로 자리매김할 시민행복위원회의 큰 그림을 완성하고 내년 1월 출범을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권선택 시장의 공약인 시민행복위는 말 그대로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정책을 협의하고 의사가 시정에 구현되도록 제도화한 의사결정 시스템이다. 계층ㆍ지역 간 갈등조정과 주요 현안이나 시민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을 심의ㆍ의결해 시정반영을 권고하는 역할이다.

시민행복위원회 조례(안)는 현재 법제심사 중으로 조례규칙심의회를 거쳐 오는 11월 개원 예정인 시의회 정례회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시정 각 분야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명예시장제'도 운영한다. 시민의 눈높이에서 경청하고 소통하기 위한 것으로, 모집분야는 안전행정과 경제산업 등 모두 8개 분야에 각각 1명씩을 위촉할 예정이다.

명예시장들은 권 시장과 매월 정기적으로 만나 회의를 하고 각종 토론회와 행사 등을 찾아 시민의 이야기를 들어 시책을 보완, 발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온라인에서 수시로 시정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대전 피플'도 일반시민과 전문가, 시민단체 등 모두 1600명으로 구성하는 등 시민들의 시정 참여를 제도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대전에서 처음 시도하는 사업들인 만큼, 우려도 없지 않다. 갈등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이견이 더욱 갈릴 수 있어 주요 정책 추진이 상당기간 지연되고 사업이 표류하거나 중단될 경우 책임 소재를 놓고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창기 대전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시민의 참여를 넓힌다는 점에서 제도 취지 자체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한다”며 “다만, 경청 대상사업을 선정하거나 갈등 조정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 등에 대한 보완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