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대전에서 창고 화재가 해마다 6~8건씩 발생했고, 창고 보유 기업들도 소방시설을 보완할 노력을 보이지 않아 유사한 화재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지적이다.
창고 안에 십여 층의 랙(선반)을 만들어 수직으로 높이 30m까지 물품을 쌓는 래크식 자동창고가 보편화되면서 대전·충남에도 선진 물류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
같은 면적의 일반 평면 창고보다 물품을 수십 배 더 보관할 수 있고 크레인으로 물품을 적재하고 반출하는 자동화로 비용을 줄일 수 있어 물류센터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래크식 자동창고는 일반 창고보다 기계설비나 전기시설이 많아 발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원인을 밝히지 못한 4월 아모레퍼시픽 물류창고 화재는 내부에 사람 출입이 거의 없는 가운데 화재가 발생했고, 이번 한국타이어 물류창고도 무인 자동화 시스템이었다.
두번의 화재로 래크식 자동창고에 불이 붙으면 적재물이 모두 타기 전까지 진화되지 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었지만, 대형화재를 초래하는 창고가 어디에 어떤 물질을 보관하는지 여전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지자체 관계자는 “창고에 대한 건축법상 신고는 받으나 어떤 물품을 보관하고 양은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방시설 법률에 래크식 창고를 규정해 스프링클러와 옥내소화전 등을 설치하도록 규정했으나, 보관 물질의 종류나 양에 따른 소방시설 구분은 없는 실정이다.
미국은 창고 내 적재물품의 종류를 4단계로 구분해 소방시설을 규정하고, 고무타이어와 두루마리 종이, 가연성 및 인화성 물품에 대해 별도의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 산업단지 내 종이류 생산업체나 제과제빙업체가 대형 창고를 운영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소방시설에 대한 보완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0년 2월 동구 신안동 생필품창고 화재를 비롯해 크고 작은 대전 창고 화재가 2012년 7건, 2013년 8건, 그리고 올해 6건이 발생했다.
래크식 자동창고의 소방시설을 연구한 경민대 김운형 교수는 “선진국처럼 창고 내에 어떤 물질이 얼마나 보관돼 있는지 고려한 소방시설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병안·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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