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까지 파고 든 불법 스포츠 도박

해외 서버 개설한 일당 검거… 하루 최고 500명 접속

#1. 직장인 이모(32)씨는 외국 스포츠 중계에 몰두하는 것 외에는 회사 내에서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메이저리그 야구가 있을 때 업무 중에서 휴대폰을 통해 결과를 보던 이씨는 사실 불법 스포츠토토에 중독돼 있었다.

게임 승패에 20만~30만원씩 걸던 베팅액은 최고 100만원까지 늘었고, 게임 1년 만에 8000만원을 대출받으며 집까지 처분하는 신세가 됐다.

필리핀과 태국에 서버를 두고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국내 이용자들에게 제공한 일당과 이를 통해 도박을 벌인 이용자가 각각 입건됐다.

대전경찰청은 7일 불법 스포츠 토토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조직을 추적해 국내 현금 인출책 한모(35)씨와 정모(43)씨를 국민체육기금법 위반으로 구속하고 해외 체류 중인 실제 운영자 박모(45)씨 등 6명을 인터폴에 수배 의뢰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일당은 대전에 연고를 둔 선후배 관계로 해외에 서버를 두고 불특정 다수인이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는 불법 사설 스포츠 토토 도박사이트를 만들었다.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인터넷 포털사이트 기사에 댓글을 다는 수법으로 사이트 주소를 홍보했고 이를 보고 스마트폰으로 사이트에 접속한 이들에게 스포츠 경기당 1000원에서 100만원까지 베팅하도록 했다.

야구와 축구 등 국내외 대부분 경기에서 하루 300~500명씩 불법 베팅이 이뤄졌고, 5000만원 이상 베팅한 행위자만 해도 16명이나 됐다.

개중에는 불법 스포츠 토토를 통해 최고 1억6000만원까지 잃은 경우도 있었다.

경찰은 인출책 구속과 함께 불법 사설 스포츠 토토사이트에서 5000만원 이상 도박을 벌인 행위자 16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