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유감'… 지각하고 재판 중 졸고

대학생 등 2310명 방청… 진술거부권 고지 않고 마이크 안 쓰기도 이상민 의원 법원·법정백서 공개

판사 10명 중 4명은 재판을 진행하면서 피고인에게 진술거부권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이상민 위원장이 공개한 '대한민국 법원·법정 백서'에 따르면 재판을 방청한 대학생·대학원생 2310명 중 920명(39.8%)이 '판사가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형사소송규칙에 따라 재판장은 인정신문을 하기 전에 '진술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피고인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사실을 말할 수 있다'고 알려줘야 한다.

또 법원·법정을 모니터한 3174명 중 115명(11.7%)은 '재판 당사자들이 법정에서 주눅들어 보인다'고 답했다. 255명(8.0%)은 '판사가 지각한 현장을 목격했다'고 답했고, 지각판사를 목격한 모니터 요원 255명 중 218명(85.5%)은 '지각한 판사가 사과하지 않고 재판을 진행했다'고 응답했다.

모니터 요원 1654명 중 203명(12.3%)은 '판사가 마이크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등의 이유로 목소리를 잘 알아들을 수 없다'고 지적했으며, 71명(2.2%)은 '법관이 재판 중에 졸고 있다'고 답했다. 276명(8.7%)은 '판사가 어려운 법률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250명(7.9%)은 '판사가 증인의 진술이나 변론을 가로막는다'고 응답했다.

이날 공개된 백서는 모니터 요원으로 모집한 대학생·대학원생 3174명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대전지법 등 전국 23개 법원의 법정에서 재판을 방청한 뒤 설문에 응답한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박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