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동일 충남대 교수(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 |
올해 초에 각 언론사가 여론조사한 결과를 보면, 1990년대에 국민들의 80% 정도가 통일은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국민의 25% 정도만 통일해야 한다고 하고, 심지어 30% 정도는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마디로, 빨리 통일해야 한다는 생각은 3분의 1로 줄어든 반면, 분단이 유지되야 한다는 견해는 두배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 20년간 통일에 대한 우리의 태도가 바뀌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통일 후 혜택을 가장 크게 받을 청년층일수록 통일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조사 결과는 통일에 대한 회의감마저 들게 한다. 북한 중앙당 간부 82.5%는 통일을 반대하지만, 북한 주민 76.5%는 통일을 매우 원하고 있다는 탈북자들의 인식과 비교하면 가히 충격적이다.
한반도의 통일은 꼭 해야 한다. 남과 북을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하고,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해야 한다. 통일이 되면, 전쟁과 핵의 공포로부터 해방된다. 뿐만 아니라 현재 대한민국이 풀지못하고 있는 이념간의 갈등, 경제침체와 양극화, 그리고 청년실업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결정적 돌파구가 될 것이다. 통일한국의 국제위상과 국가신용도는 높아진다. 남북 군병력과 군사비용은 대폭 절감된다. 국방비가 20년간 400조 절감된다는 보고서도 있다.
나아가, 통일은 동북아 평화의 초석을 마련한다. 세계평화와 경제에도 크게 기여한다. 통일 후 북한은 신제조업 전진기지로 변모되어 30년 뒤 1인당 국민소득이 110배로 늘어난다. 부산에서 신의주, 북경을 거쳐 유럽으로 가는 신 고속철은 물류시간과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것이다. 때문에 경제, 관광, 문화에도 혁명이 일어난다.
이를 화폐단위로 환산하면, 한반도 통일에 소요되는 비용은 3600조인데 그 혜택은 6800조에 이른다고 한다. 2050년 통일한국의 국력은 세계 5위로 도약할 것이다. 믿을만한 대학연구소들이 내놓은 분석결과다. 때문에 '통일은 대박이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만일 통일이 안되면 북한은 중국화된다. 한국은 신냉전시대를 맞고 세계 변방에 영원히 머문다.
그러나 통일의 성과는 결코 저절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북한이 저절로 붕괴될 때까지 단순히 기다리는 것은 더 어리석은 일이다. 그럼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이 분명해졌다. 먼저 우리 국민 개개인이 통일에 대한 신념과 의지를 확고히 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정부는 더 이상 통일 관련 정보를 독점하거나 치적쌓기 또는 이벤트성으로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 지난 정권들의 대북정책도 그 공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해서 버릴 것은 버리되 이어나갈 것은 이어나가야 한다. 특히 대북지원 자금에 대해서는 사전 또는 사후에 국민들에게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형성된다. 신뢰는 통일정책의 토대다.
다음, 서독과 동독의 통일과정이 그랬듯이 남북한 지방자치단체 간 교류가 보다 활성화되어야 한다. 탈북자 새터민들에 대한 정책도 내실을 기해야 한다. 북한 주민들은 이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끝으로, 통일요원들의 양성이 시급하다. 각계 각층의 인재를 양성해서 통일전후에 활용해야 한다. 통일은 이제 우리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
우리는 통일을 서둘러야 한다. 그러나 그 목표와 과정은 정당해야 한다. 그래야 통일은 곧 대박이 된다. 통일은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우리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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