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감정노동자의 열악한 근무환경 및 인권보호가 사회적 이슈로 논의되고 있다. 자신의 감정과는 무관하게 고객에게 무조건 웃어야 하는 서비스업종 직장인들의 어려움이다. 지난 9ㆍ29.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에서 경찰관 7000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설문에 의하면 경찰들은 승진 등 인사나 강력범과 대치보다 악성민원인의 괴롭힘에 더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응답자의 22.5%는 악성민원인 10명 중 8명이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한다. 지구대 경찰들의 업무특성상 술에 취한 시민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 이웃간 주차문제 등 사소한 시비부터 폭행 등 주취로 인한 문제는 심각하다. 주취 상태에서 출동한 119구급대원, 경찰관에게 욕설을 하고 폭력을 행사해 공무집행방해 등 처벌로 이어지기도 한다.
평소 평범한 사회 일원으로 술이 깨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선처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술에 취해 행한 행동으로 적지 않은 대가가 뒤따른다. 경찰관도 사회구성원으로 시민들의 친구이자 동료이며 가족이다. 경찰관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위해 헌신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경찰관에 대한 욕설과 폭력 행사, 관공서 난동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사회에서 정당한 권리와 의무는 법률이 정한 범위에서 절차를 지킬 때 의미를 더한다. 대한민국 구성원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타인을 배려하는 성숙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이정우ㆍ대전 동부서 생활안전계장 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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