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다발적으로 한꺼번에 축제가 몰리면서 시민들의 선택권도 좁아질 뿐 아니라 축제 개최에만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관람객없이 조용히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는 축제도 부지기수다.
6일 대전과 충남도 등에 따르면 광역자치단체를 비롯한 자치구, 시민단체, 각종 예술단체에서 9월말부터 10월까지 개최하는 축제는 대전ㆍ충남에서만 무려 20여개가 넘는다.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중구에서 개최한 제6회 대전효문화 축제를 시작으로 27일부터 28일까지는 아산 탕정면에서 제5회 전국로봇페스티벌이 열렸다. 10월 초에는 대규모 축제들이 집중적으로 몰렸다. 3일부터 시작된 황금연휴와 상반기 세월호 사건 이후 취소됐던 축제와 행사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10월초는 지역 전체가 축제로 북적였다.
2일부터 5일까지 대전에서는 2014 대전 국제 푸드&와인 페스티벌이 열렸다. 3회째인 이번 와인축제는 규모가 다소 줄었지만, 대전에서 유일하게 시가 주도하는 축제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지난달 25일을 시작으로 5일 마감한 백제문화제는 올해로 60회를 맞는 연륜깊은 행사로 어느해보다 의미있게 펼쳐졌다.
천안시의 대표축제인 제10회 천안흥타령춤축제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천안삼거리 일원에서 열렸다. 또 계룡시에서는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계룡군문화축제가 열렸고,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서산 삼길포에서는 우럭 축제가 열렸다.
이밖에도 예산 온천 대축제(2~5일), 남당항 대하축제(10월 31일까지), 공주 알밤축제 등이 같은 기간 집중적으로 몰렸다.
더욱이 이 기간동안 국내 대표축제로 손꼽히는 진주 남강 유등축제와 서울 세계불꽃축제, 경기도 가평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남해 독일인마을 맥주축제 등이 동시에 열리면서 전국토가 축제의 물결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굵직한 축제들이 같은 기간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유명축제는 관람객들이 많았지만, 유명세가 없는 축제들은 관람객들이 없어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기도 했다. 또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집중된 축제로 인해 전국 도로가 교통 체증으로 심한 몸살을 앓았다.
시민들 입장에서는 좋은 축제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선택권이 좁아지는가 하면, 지자체 행정기관과 공무원들도 축제에 투입되면서 행정 누수가 일어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축제가 일회성이나 정치적 치적 쌓기, 행사를 위한 행사로 끝나게 될 경우 열악한 지자체 예산에 악영향도 우려된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축제의 상당수가 지자체 재원에 의존하는만큼 무차별적으로 열리는 축제 퇴출에 대한 목소리는 오랜시간 지속돼 왔다”며 “올해는 더욱이 세월호 여파로 축제가 가을로 집중되면서 이같은 기현상이 일어난 것 같다. 지역내에서는 축제 시기를 협의를 통해 조정할 필요성도 있다”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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