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덕특구 상생협력… 예산 퍼주다 끝날라

  • 정치/행정
  • 대전

대전-대덕특구 상생협력… 예산 퍼주다 끝날라

5개년 계획안 발표 “市만 손해보는 장사” 지적 14개중 6건만 국비사업, 446억 시비로 충당해야

  • 승인 2014-10-06 17:44
  • 신문게재 2014-10-07 1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대전시가 내놓은 '대전-대덕특구 상생협력사업 5개년 계획'이 '퍼주기식' 사업에 집중되면서 막대한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 대부분에 대전시비가 투입되는 반면, 제대로 된 국비 지원사업은 사실상 없을 정도다. 대전시 고위간부와 산하기관장들조차 공개적인 자리에서 비판할 만큼, 말들이 많다.

대전시 과학문화산업본부(본부장 한선희)는 6일 옛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 확대간부회에서 2014~2018년 대전-대덕특구 상생협력사업 5개년 계획 주제발표를 했다.

5개년 계획은 40년간 30조원이 투자됐음에도 여전히 대덕특구와 대전시민과의 거리감, 지역기업에 대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노하우와 기술사업화 지원 부족 등 지역경제 기여도가 미흡하다는 비판에 따라 구상됐다. 대전시장과 출연연 기관장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 뼈대를 세우고 실무진들이 살을 붙인 것으로, 10대 추진과제, 22개 단위사업으로 구성됐다.

22개 단위 사업 중 예산이 수반되는 건 모두 14개 사업이다. 시민창조제작실 공간 지원(31억 4000만원), 가칭 대전시민 참여 테스트베드센터(8억원), 과학기술인 재능 기부와 인문학 강좌 제공(22억 7000만원), 연구기관 '타슈' 무인대여소 설치(11억 1000만원), 지역기업 해외시장 진출 지원(35억원), 기업 수요 맞춤형 기술지원 체계 구축(15억원), 지역사회 문제 해결형 R&D 사업 추진(23억원) 등이다.

또 시민ㆍ과학기술인 아이디어 융합 사업화 공간 마련(12억 8000만원), 사이언스 축제를 세계적인 종합 과학박람회로 육성(80억원), 주니어닥터 확대(8억원), 고교ㆍ대학 연계 과학프로그램 운영(8억원), 대덕특구 과학마을 축제(2억 7000만원) 등도 있다. 여기에다, 국비와 시비가 대거 투입되는 과학기술인을 위한 복지콤플렉스 구축(300억원)과 복합커뮤니티 센터 조성(650억원)도 단위 사업이다. 총 예산만 1207억 7000만원인 대규모 중장기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문제는 대전시만 '손해 보는 장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4개 사업 중 출연연 예산을 포함해 국비가 투입되는 건 6개 사업뿐이다. 특히 이 중 계획만 세운 채 요청하지 않은 과학기술인 복합커뮤니티센터 조성(국비 450억원, 시비 200억원))과 복지콤플렉스 구축(300억원) 등 불확실한 사업을 제외하면 사실상 국비가 지원되는 건 4개 사업(시민창조제작실 공간 지원 2억원, 시민ㆍ과학기술인 아이디어 융합 사업화 공간 마련 7억원, 주니어닥터 확대 4억원, 과학마을축제 7000만원)에 모두 11억 7000만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사업은 모두 전액 시비(446억원)로 충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논란이 불거졌다. 확대간부회의에서 조소연 기획관리실장은 “구체적인 비전이 없고 전체적으로 공급자(시) 중심의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전의진 대전테크노파크 원장은 “상생방안이 과연 지역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한 뒤, “우리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과 회의만 하지 효과는 거의 없다. 6∼7년 동안 공조해 왔지만, 사실 출연연과는 제대로 된 게 없다”고 말했다.

정낙영 경제통상진흥원장은 “대덕특구 출연연들은 모두 정부부처 산하 기관이라 우리와 소통이 안 된다”며 “특구진흥재단은 행정기관에 불과해 소통을 위한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전체를 볼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했다.

권선택 시장은 “(상생협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식하는데, 구체적인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 문제”라며 대덕특구와 원도심활성화 연계 등 추가 방안을 주문했다.

윤희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1.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