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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지대병원 의료진들이 다빈치 로봇을 이용해 수술을 하고 있다. |
미래의 일처럼 여겨지던 '로봇 시대'가 어느새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산업 현장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실무 로봇은 이미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고, 가정에서도 로봇청소기, 학습로봇 등을 활용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의료계 역시 로봇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수술 로봇은 의료계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다빈치 로봇'은 대표적인 외과용 수술 로봇 시스템이다. 환자의 몸에 몇 개의 작은 구멍을 뚫어 이곳을 통해 수술용 카메라와 로봇 팔을 넣고, 의사가 로봇 조작 장치(콘솔)에서 수술할 때와 같은 손동작을 하면 이 손놀림이 로봇 팔에 그대로 전달돼 수술을 하는 방식이다.
을지대병원은 지난 2009년 다빈치 로봇수술 장비를 대전·충남 최초로 도입했다. 일찍이 암의 진단과 치료, 사후 관리까지 받을 수 있는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실시했던 을지대학교병원은 다빈치 로봇의 도입으로 의료지방화 선도에 정점을 찍으며 중부권 '로봇수술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을지대병원은 현재까지도 우리 지역에서 유일하게 암 치료를 위한 로봇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곳이다.
▲'덜 째고 덜 자르는' 똑똑한 복강경 수술로봇 다빈치=외과 치료에서 최소한의 절개로 우수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최소침습수술'은 절개 부위를 최소화해 불필요한 부위나 근육, 신경 등의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이루어지는 수술이다.
이 같은 최소침습의 대표적인 수술법이 복강경 수술이었다. 그러나 기존의 복강경 수술은 기구가 직선형이고 기구의 끝이 단순한 움직임만 가능한 고정된 형태여서, 움직이는 각도가 제한돼 몸의 깊은 곳을 수술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다빈치 로봇수술은 인체 공학적 기구로 사람의 손과 팔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손떨림 현상이 전혀 없고 양손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섬세한 박리나 지혈을 할 수 있으며, 몸 깊숙한 곳의 수술까지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다빈치 로봇수술은 개복수술보다 피부 절개도 더 적게 하고, 복강경 수술보다 수술 부위의 시술을 더 정교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환자 만족도가 가장 높은 수술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수술 후 통증이 적어 회복 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혈관 및 신경 손상 등의 합병증 또한 현저히 적다.
▲'다빈치-SHD', 3차원 영상 구현으로 정교하게=을지대병원이 보유하고 있는 '다빈치-SHD'는 국내에 단 두 대뿐인 최신 기종으로, 일반화질(SD급)로 2차원 영상을 제공하는 기존의 다빈치-S와 달리 고화질(HD급)의 3차원 영상을 제공한다. 특히 7단계까지의 디지털줌 기능이 있어 15배까지 화면의 확대가 가능하므로, 이를 통해 의사가 장기, 혈관, 신경 등 해부학적인 구조물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정밀하고 정확한 수술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며, 기존의 방법으로는 매우 어려웠거나 불가능했던 몸 속 깊은 곳의 질환에 대해서도 시술이 가능하다.
또한 3차원 영상으로 정교하게 시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시야가 굉장히 넓어지고 사각지대가 최소로 줄어들게 된다.
▲신체 기능 보존, 수술 후 삶의 질 향상에 기여= 다빈치 로봇은 외과, 비뇨기과, 흉부외과 등 다양한 분야의 암 수술에 이용된다. 외과에서는 좁고 깊은 골반에 생기는 대장암수술, 직장암수술, 갑상선절제술 등에 활용되며, 비뇨기과에서는 전립선암, 방광암, 신장 수술, 흉부외과에서는 폐암, 종격동 종양, 식도암 등 다양한 암 치료에 효과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고령이라도 삶의 질을 우선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어 암 치료 뿐 아니라 기존 기능 보존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 때문에 로봇 수술 가운데 전립선암 등 비뇨기계 수술과 갑상선 절제술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즉, 다빈치 로봇을 통한 비뇨기계 수술은 전립선 주변을 지나는 발기에 관계되는 신경혈관다발을 보다 정밀하게 보존할 수 있어 복강경 수술보다 발기부전 확률이 크게 적다. 다시 말해 성기능 회복률이 높다.
또한 갑상선절제술은 목에 조그만 흉터조차 남기지 않고도 수술이 가능해 외모를 중시하는 젊은 여성층 사이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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