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문에 새롭게 당선되는 지역 수장에게 첫번째 인사는 무엇보다 중요하고 관심의 대상이 된다. 인사를 통해 수장의 주변을 평가할 수 있고, 적재 적소에 인물을 배치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계의 경우 인사에 있어서 유난히 정치적인 변수가 큰 곳이다. 그도 그럴것이 문화라는 것이 상업적이고 독립적인면 보다는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유지되는 경우가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돈줄을 쥐고있는 시와 시장의 눈치를 보는 것은 당연지사다. 인사 부분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간간이 각 분야별 전문성과 실력보다는 어느 정치인과 얼만큼 친분이 있고, 정치력이 얼만큼 있느냐에 따라 예술단체와 예술 공공기관의 수장이 결정돼왔던 것이 사실이다.
민선 6기가 들어선 이후 줄줄이 예견됐던 예술계 인사도 기존의 시각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시립미술관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고, 첫번째 예술계 인선은 시립미술관장으로 관심이 모아졌다. 11명의 지역 인사와 외부 인사들이 지원을 했고, 결국 권선택 시장 당선인의 인수위원회인 시민경청위원회(이하 경청위) 활동을 했던 인물이 최종 낙점됐다. 개인적인 역량을 떠나서 경청위 출신이라는 것이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하고 혀를 차게 하는 대목이다.
민선 6기에 바통을 넘긴 시립무용단과 연정국악원의 예술감독 선발은 더욱 우습다. 지금껏 시도하지 않은 공개 채용 방식을 도입해 새로움을 줬지만, 10명의 지원자가 지원을 했어도 '역량 미달'을 들어 예술감독을 선발하지 못했다. 3개월이상 예술감독 공석과 연말 정기공연 등의 정상적인 진행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지역 문화계는 물론 전국적으로 대전의 시립무용단 예술감독 선발 내용이 입에 오르내리며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아직까지 재공고를 통해 선발할지 초빙을 할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재공고를 해도 문제, 초빙을 해도 문제인 사면초가에 놓이게 됐다. 재공고를 한다면 먼저 지원한 지원자들을 모두 제외해야 한다는 이야기고, 초빙을 한다면 그 인물을 뽑기위해 공개경쟁이라는 들러리를 세웠다는 의심을 사게 생겼다.
시 산하 문화단체와 예술기관들이 줄줄이 인사가 예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전시와 권시장의 애매한 인사는 앞으로 문화계의 혼란이 우려된다. 무엇보다 문화계 역시 스스로가 정치력이 아닌 실력을 키워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현명한 인사가 문화도시 대전을 만든다.
김민영ㆍ취재4부 문화의료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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