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의 법률이야기]법의 근원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형태의 법률이야기]법의 근원

  • 승인 2014-10-06 12:58
  • 신문게재 2014-10-07 16면
  • 김형태 변호사김형태 변호사
▲김형태 변호사
▲김형태 변호사
법의 정당성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법은 스스로 그 자체로서 정당성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법 역시 다른 어떤 것으로부터 정당성을 부여받는 것일까? 우리나라와 같이 삼권분립이 된 나라에 있어서 법은 국회에서 만들고 국회에서 만든 법은 구체적인 사건에 있어서 법원이 이를 적용하게 된다.

따라서 법의 정당성은 국회에서 부여하고 법원은 단지 법을 적용하는 하부기관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국회가 법 위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국회에서 만든 법도 최상위법인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할 수 있는 헌법재판소가 존재한다. 결국 헌법이 우리나라 모든 법의 근원이 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물어보자. 그러면 헌법은 또 어떻게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일까?

사실 오래되었지만 박정희 대통령 하의 유신헌법과 독일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히틀러 지배 하의 독일헌법을 기억할 수 있다. 이 헌법은 외형상 다수의 국민들에 의한 국민적 합의라는 절차를 거쳐 만들어졌기 때문에 국민의 지배라는 헌법원칙에도 부합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한 독재자의 정치를 정당화하기 위한 허울 좋은 이름뿐인 법이었다는 사실을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다. 사실 이러한 독재정치 하에서는 법은 법이라는 명칭을 가진 문서를 의미할 뿐 실제 법으로서 정당성을 가진 법이 아니었던 것이다. <'법'이라고 하지만 다 '법'이 아닌 것이다.> 여기에서 전자, 즉 “'법'이라고 하지만”이라는 문장에서의 '법'은 실정법, 즉 현실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법을 의미하는 것이며 후자, 즉 “다 '법'이 아닌 것이다.”라고 할 때의 '법'은 정당한 법, 법철학적으로 자연법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법철학적 관점에서 보면 단지 현실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법만을 법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 법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그 상위의 법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위의 법이란 무엇일까?

딱 잘라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세상의 이치'라고 표현하면 가장 가까운 표현이 아닐까? 달리 표현한다면 정의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또 진리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분명한 것은 법의 시작은 바로 인간의 도리에서부터라는 사실이다.

인간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이끌어 가야 하지만 또한 다른 인간과의 관계에서도 함께 살아가야한다는 분명한 이치가 있는 것이다. 여기 '인간은 모두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기본이치가 바로 법의 근원이었던 것이다.

인간은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갈 때에 사회가 만들어지고 사회가 만들어지면 자연스럽게 공존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우게 되는데 그 기준이 바로 법인 것이다. 법은 단지 어떤 것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의 의미가 아니라 이처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데 적극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법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 변호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1.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