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장기근속 공무원 특별휴가 '없던 일로'

조례안 본회의 상정 거부… “휴가 못가는 시민정서 고려”

대전시의회가 '대전시 지방공무원 복무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이하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개정안은 10년 이상의 장기근속 공무원들에게 10~20일 사이의 특별휴가를 주는 것이 골자다.

5일 시의회 등에 따르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들은 최근 간담회를 갖고 개정안을 정례회 본회의(8일)에 올리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의장단은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전문학 의원(새정치민주연합·서구6)에게 간담회에서 취합된 의견 등을 전달, 동의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은 지난달 16일 상임위인 행정자치위원회에서 표결로 통과됐다. 상임위를 통과한 안건이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시의회가 상정을 거부한 것은 시민의 정서에 배치되는 이유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적 어려움에 휴가 한번 제대로 못 가는 시민들이 부지기수인데, 공무원들의 휴가 일수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반발과 불만 등이 적지 않다는 것.

또 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라 6년 이상 재직 공무원에게 21일의 연가를 허용하고 있는 만큼, 특별휴가를 추가로 줄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도 제기됐고 업무 등에 연가를 전부 사용하는 예도 많지 않다는 것이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시의회 관계자는 “개정안에 대한 시민들의 정서가 가장 고려되지 않았겠느냐”며 “대전시도 복무조례 개정을 통해 특별휴가제를 몇 차례 건의했지만, 조례규칙심위원회에서 '비정상의 정상화 방안과 배치된다'는 이유로 부결시켰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