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태지의 정규 9집 앨범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의 수록곡인 '소격동' 아이유 버전이 전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예상치 못했던 두 아티스트의 콜라보 소식에 팬들이 기대감이 높았던 만큼, 공개 직후 9곳의 실시간 음원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서태지가 작사·작곡·프로듀싱을 맡고, 아이유가 보컬로 참여한 '소격동' 아이유 버전은 일렉트로닉 소스에 트랙(Trap) 사운드를 가미한 곡으로 전반적으로 몽환적인 분위기가 강하게 풍긴다. 특히 나 그대와 둘이 걷던 그 좁은 골목계단을 홀로 걸어요 / 그 옛날의 짙은 향기가 내 옆을 스치죠 / 등 밑 처마 고드름과 / 참새소리 예쁜 이 마을에 살 거예요 등 시적으로 표현된 가사를 읊조리는 아이유의 청아한 음색이 이색적이다.
'문화 대통령'으로 불리며 90년대 가요계를 휩쓴 서태지. 최근 사생활 문제 등으로 위기를 겪었던 그가 선공개곡을 통해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아이유를 전면에 내세운 카드는 매우 적절했다. '역대급 콜라보'에 곡을 접한 대다수의 팬들은 일단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긍정적인 평을 내놓고 있다.
아이유를 내세운 서태지의 전략은 일단 성공했다.(사진=서태지컴퍼니 제공)반면, 기대보다는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많다. 강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어쿠스틱 장르에 강점을 보여 왔던 아이유의 음색과 어울리지 않고, 무엇보다 강한 전자음 탓에 아이유의 목소리가 묻힌다는 의견이다.
또 서태지에게 더 신선한 사운드를 기대했던 탓인지, 유사한 느낌의 곡이 많은 일렉트로닉 장르의 특수성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표절 의혹'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음원 차트를 휩쓴 이유는 아이유 덕분이라며 폄하하고 있기도 하다.
허나 이같은 비판적 시선은 데뷔 후 처음으로 자신의 곡을 다른 가수가 부르게 하고, 앨범 발매 전 선공개 곡을 내놓는 '파격 행보'를 단행한 서태지 스스로가 감내해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결국 그의 새 앨범이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할 지 아닐지는 오는 20일 공개될 '콰이어트 나이트'를 통해 판가름 날 전망이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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