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原都心), '구도심'(舊都心), '동서(東西)교육 격차'
대전시와 대전교육청이 매년 심혈을 기울여 수립하는 주요 (교육)정책에서 빠지지 않는 문구다. 시정과 교육행정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1년 예산 4조 712억원에 달하는 대전시와 1조 5400억원인 대전교육청 예산에서 상당 부분이 투입될 정도로 균형발전은 해결해야 할 숙원이라고 할 수 있다.
대전시의 경우 대부분 부서에서 균형발전은 최대 현안 과제로 꼽힌다.
구 충남도청과 관사촌 부지 활용방안, 대전산업단지 재생사업, 도시재정비 촉진사업, 주거환경개선사업, 경부고속철도변 주변사업, 대전 스카이로드, 공공기관 이전, 보문산 종합관광개발 등 굵직한 사업의 대부분은 동구와 중구, 대덕구 등 이른바, '원도심'을 위해서다.
전담 부서인 도심활성화기획단 뿐 아니라 대전시의 모든 부서에서 진행하는 기반시설과 문화예술 등 각종 사업까지 포함할 경우 예산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서구와 유성구 등 신도심에 대한 정책 수립 과정에서도 원도심을 의식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대전시는 균형발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교육청도 마찬가지다. 동(東)으로 분류되는 동구 및 중구, 대덕구, 서(西)로 불리는 서구와 유성구 사이의 교육격차는 대전교육청의 주요 핵심과제다. 사교육이 공교육 영역을 장악하면서 결국 경제력이 학력으로 이어지면서 동서교육격차라는 문구가 생겼다.
교육청은 매년 교육복지 등을 비롯해 학력신장을 위해 동구와 중구, 대덕구 등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
게다가 각종 특색사업 선정과 컨설팅, 우수 교사 배치 등의 방안을 내놓고 교육감도 해마다 동서 교육균형을 위해 약속해왔다.
교육계의 한 인사는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낙후지역'이다 보니 더 지원해야 한다는 식의 인식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노력과 대규모 예산 투입하면서도 원도심에 대한 이미지 변신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경제력 차이에서 비롯된 삶의 질 측면에서 다소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애초부터 동구와 중구, 대덕구 등에 원도심, 구도심이라는 낙인찍고 특별한 수혜를 주는 듯한 접근 방식도 문제다. 집중 지원을 하면서도 한 번 찍힌 낙인 때문에 오랫동안 쏟아온 노력이 빛을 보지 못하는 셈이다.
대전시의 한 공무원이 '원도심, 구도심'이라는 표현을 '신부촌'(新富村) 등의 명칭으로 변경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년 시책에 반영해 달라고 제안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해당 직원은 “많은 아이디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공을 들이고 있지만, 오히려 명칭 하나 때문에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미지 쇄신을 위해 한번쯤 고려했으면 하는 바람에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