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불이나 66억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대전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물류창고. 사진은 1일 오전 헬기가 물을 뿌리는 모습./연합뉴스 |
인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로 대피하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기 때문.
공장 화재에 따라 한때 30m 가까이 치솟은 불기둥과 유독가스는 바람을 타고 주택가 쪽으로 흘러들었다.
골목길에 모여 화재 이야기를 나누던 주민 수백여 명은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대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참 시간이 흐른 뒤 다행히 바람의 방향이 금강 쪽으로 바뀌고 나서야 주민들은 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꺼지지 않고 활활 타오르는 불 때문에 주민들은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없었다.
이날 발생한 화재로 인근지역 주민들은 '혹시 불이 주택가 쪽으로 번지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으로 공포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화재 관련 방송을 보며 밤을 꼬박 새웠다는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인근 주민 박모(66·여)씨는 “불이 활활 타오를 때는 불길이 30m 가까이 치솟았고 우리 집을 집어삼키는 것 같은 공포를 느꼈다”며 “대피하라는 안내에 따라 집을 나왔다. 시간이 흐른 후 바람이 반대 방향으로 불어 그나마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정모(60)씨는 “이곳에 수십 년간 살았는데, 이렇게 큰불은 처음 본다”면서 “화재의 순간적인 열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본능적으로 불길 반대방향으로 도망쳤다”며 그날의 긴박함을 그대로 설명했다.
대피 안내방송을 듣지 못했다는 주민도 있었다.
주민 김모(45·여)씨는 “아이를 재우고 일찍 잠들었는데, 이렇게 큰불이 났는지 몰랐다. 아침에 보고 깜짝 놀랐다”고 털어놨다.
특히 화재가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도로 건너편에는 주유소가 2곳이나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이와 함께 KTX 철길과 경부고속도로를 지나 화재 현장에서 불과 200여m에 자리한 고층아파트 2300여 세대 주민들도 안내방송에 따라 대피에 나섰다. 화재 현장에서 유독가스가 바람을 타고 흘러들자 입주민들은 각동에 마련된 안전한 대피소로 이동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이모(68)씨는 “화재가 발생한 후 안내방송을 했다”며 “바람의 방향이 금강쪽으로 바뀌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전했다.
이번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66억원의 재산피해를 입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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