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가 12시간의 악몽에서 힘겹게 깨어났다. 지난 30일 오후 8시 55분쯤 시작된 제1공장 화재는 12시간 사투 끝에 1일 오전 8시 30분 날이 밝자 완전 진화됐다. 이날 화재는 물류창고 내부에서 시작돼 석유화학제품에 옮겨 붙어 순식간에 커졌다.
현장 최초 목격자로 알려진 협력사 직원은 경찰 조사에서 “완제품이 나오는 2번 출사구 안쪽에서 불꽃이 보였고 초기진화를 시도했으나 갑자기 번졌다”고 설명했다. 화재가 난 물류창고(4600㎡)는 소형ㆍ트럭용 타이어 완제품을 보관하고 트럭에 실어 반출하는 출하장으로 화재 당시 타이어 18만3000본이 보관돼 있었다.
불꽃이 번지기 시작하자 공장 직원들은 자체 소화장비로 진화를 시도했으나 켜켜이 쌓인 타이어 붙은 불은 진화할 수 없었고, 곧바로 대피했다.
인근 CCTV에 찍힌 화면에서 화재는 8시 55분께 가로등 불빛처럼 보이기 시작해 9시 2분께 거리를 밝힐 정도로 커졌고, 9시 10분쯤에는 지붕을 뚫고 올라온 불길이 보일 정도로 빠르게 번졌다.
신고를 접수한 대전소방본부는 전직원에 현장 비상소집령을 내리고 소방대원 596명, 소방장비 86대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특히, 타이어가 연소되며 발생하는 유독가스를 피해 굴절사다리차를 통해 불꽃이 주변 공장에 번지지 않도록 주력했다. 하지만, 바람이 더 많은 공장이 연결된 북서방향으로 초속 4~5m 강하게 불어 불길이 확산할 가능성도 적지 않았다.
또 어두운 야간이고 바람의 영향으로 소방헬기가 출동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오후 11시 10분쯤 큰 불길을 잡아 기세를 꺾었고, 내부에 남아 있는 타이어가 계속 연소하면서 오전 8시 30분쯤 완전진화를 이룰 수 있었다.
이날 대전소방본부가 집계한 결과 한타 대전공장 제1공장(12만2877㎡) 중 물류창고(4600㎡)가 완전소실됐으며, 불에 탄 타이어 18만3000본, 크레인 등 모두 66억원의 재산피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완제품이 나오는 2번 출사구 안에서 불꽃이 처음 보였다는 증언을 바탕으로 국과수 및 소방본부와 함께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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