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형 횡단보도 “안전해서 좋다” VS “부상 위험”

보행자-운전자 '시각차'… 완만한 경사면 필요 여론

29일 충남개발공사 관계자가 내포신도시내 험프형 횡단보도의 규격을 점검하고 있다.

보행자 안전을 위한 언덕처럼 높은 '험프형 횡단보도'가 운전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29일 충남도와 충남개발공사 등에 따르면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에는 보도블럭과 동일한 높이로 도로를 높여만든 '험프형 횡단보도'를 설치할 수 있다.

도내에는 1009곳의 어린이 보호구역에 528개의 험프형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고, 노인 및 장애인 보호구역에도 설치돼 있다.

안전행정부는 차량의 속도를 30㎞/h 이하로 제한할 필요가 있는 도로에 교통안전시설과 함께 험프형 횡단보도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설치기준에는 보도와의 높이 차이는 가급적 2㎝ 이하로 하고, 점자블록이나 조명시설, 배수시설, 미끄러짐 방지시설, 차량 진입부에 말뚝 설치 등을 권장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런데 험프형 횡단보도가 운전자들에게는 공포의 방지턱으로 인식되면서 차량파손은 물론 신체부상 등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사면이 급격해 타이어는 물론 차체에 심각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나아가 충격이나 차량의 요동으로 인한 목과 허리 등의 부상도 따른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내포신도시에는 47개 이상의 험프형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는데, 얼마전 이를 지나던 한 승용차가 심각한 파손을 입었다. 차체가 뒤틀려 수백만원에 달하는 수리를 해야하는 실정이다.

험프형 횡단보도가 점프대 역할을 하거나 하부에 충격을 가하는 등 차량에 위협이 되는 이유는 도로에 갑자기 보도블럭 높이의 구조물이 불쑥 튀어나온 데다 오르막 경사로를 포물선으로 하도록 하는 규정 때문이다.

때문에 보행자에게는 안전하고 편리하면서도 차량에는 충격을 주지 않는 경사로가 완만한 험프형 횡단보도를 설치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충남개발공사 관계자는 “내포신도시내 험프형 횡단보도는 확인결과 모두 규정에는 맞게 설치됐다”며 “어린이나 노인, 장애인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것이지만 모르고 지나면 차량에 충격이 갈 수도 있는 만큼 여러방면에서 해결방법을 모색해 보겠다”고 말했다.

내포=유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