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땅값은 대전시의 절반 수준, 아파트 분양가는 비슷

“택지비 대비 높다” 여론… 현대포스코 '분양가 상한 921만원' 재심의 요청에 악화

현대건설 및 포스코건설 측이 분양가심사위원회가 결정한 상한금액이 낮다며 재심의를 요청한 것과 관련, 세종시 고분양가에 대한 여론도 악화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세종시의 택지비는 대전의 절반수준이지만 아파트 분양가격은 대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기 때문이다. 낮지 않은 분양가격임에도 건설사가 재심의를 요구함에 따라 시민들은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대포스코건설은 지난 22일 3.3㎡당 876만~921만원으로 분양가 상한금액이 결정됐다. 건설사 측은 상한금액을 수용할 수 없다며 행복도시건설청에 재심의를 요청했다. 행복청은 1일 분양가심사위원회를 소집해 재심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세종시의 택지비를 고려할 때 세종시의 분양가 수준이 절대 낮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실제, 세종시에서 건설사가 구입한 공동주택용지 가격은 대전의 절반수준이다. 하지만 아파트 분양가격은 대전과 비교해도 낮지 않다.

현대포스코측이 분양가 상한금액에 이의를 제기한 공동주택용지의 경우 3.3㎡당 142만~210만원수준이며 아파트 분양가는 876만~921만원이다.

반면 지난해부터 상반기 공급된 대전 죽동지구의 토지가격은 3.3㎡당 439만~468만원이었지만 아파트 분양가격은 840만~864만원이다. 몇년전에 도안신도시에 공급한 아파트단지와도 차이가 크다. 도안신도시의 공동주택용지 가격은 430만~527만원이었으나 분양가는 842만~897만원으로 공급됐다.

세종시의 공동주택용지가격이 대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분양가격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셈이다.

세종시 2-2생활권은 설계공모를 거쳐 건축비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저렴한 택지비에 비해서는 인상된 건축비를 고려해도 분양가격이 너무 높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시각이다.

2-2생활권 P4구역의 택지비는 127만~204만원에 분양가 859만~899만원, P1구역은 160만~171만원의 택지비에 분양가 869만~873만원, P3구역은 125만~203만원의 택지비에 분양가 859만~890만원 수준이다.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측이 가뜩이나 세종시의 고분양가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상한금액이 낮다며 이의를 제기, 악화된 여론에 불을 지핀 것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 건축비는 인상될 수 밖에 없다. 인상된 건축비, 중도금 무이자 등 조건이 있지만 택지비를 고려할때 세종시의 분양가격은 비싼 편이다”며 “현재도 높은 수준인데 이윤을 추구하는 건설사들은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고 밝혔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