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앞두고 기업들은 앞다퉈 수능준비생을 타깃으로 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한 업체는 면역력을 높여주는 건강식품 100세트를 준비해 수능 100일전부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D-데이를 계산해주는 탁상용 시계를 선보일 뿐 아니라 자세교정 의자, 아로마 향초 등 상품이 다양하다. 수능준비생들과 학부모들을 공략해 서로 영상편지를 보낼 수 있도록 한 감성마케팅까지 나오면서 수능 마케팅에 불을 붙이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수능을 마케팅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는 기업과 유통업체들의 상술이 가뜩이나 예민해져 있는 수능 준비생들을 자극한다는 지적이다.
한 고3 수능준비생은 “밤 늦게까지 잠을 쫓아가며 막판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주변에서 정작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준비해주면서 부담감만 키우는 것 같다”며 “좋은 성적을 거두길 원하는 것은 모든 수능준비생의 마음이지만 상업적인 술수에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모르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라고 불평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능 마케팅으로 기존 상품 가격에 날개가 달렸다는 말까지 나온다. 한 문구용품 상점의 상품은 '수능 대박'등 수능과 관련된 포장이 된 것만으로 가격이 2배 이상 높게 출시됐다.
전반적으로 기업들이 수능을 '대목'으로 여겨 일반 문구용품의 가격을 높이면서 수능준비생들의 구매 부담까지 가중된 것이다.
한편에서는 수능준비생들을 응원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며 수능 상술을 옹호하긴 하지만 수험생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장사꾼의 타깃이 된 것이 못내 씁쓸하다는 반응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수능이 코 앞으로 다가온 이때 무엇보다도 수능준비생들을 자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인생을 바꿀만한 중대한 시험인 만큼 이들이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배려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5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전국 지원자는 모두 64만619명으로 집계됐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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