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이 장기간 답보상태를 보이며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는 산단 재생사업에 대해 답답함을 표출하고 있다.
산단 재생사업에 따라 이전을 계획했던 기업이나, 이전 대상 기업들은 향후 이전에 따른 재산권 행사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난 2009년 대전산단이 재정비사업 시범산단으로 선정된 후, 5년이 지나도록 실질적으로 외형상 진행된 것이 전혀 없어 산단 내 기업인들의 불만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대전시 및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전산업단지는 2009년 9월 국토부로부터 재정비사업 시범산단으로 선정된 후, 재생사업 계획수립 보고 및 재생사업 지구지정(안) 주민공람 등을 거쳐 2012년 말 재생사업지구로 지정 고시됐다.
그러나 산단 재생사업은 정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행하는 시범사업으로 철저한 준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대전시 과학특구과는 “재생사업과 관련된 재원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세부적인 사업계획이 나오면 산단 기업들에 알리고, 좋은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근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편성한 가운데, 대전시는 산업단지 재생사업과 관련된 국비예산을 고작 94억원 확보하는데 그쳤다. 일각에서는 재생사업 정부 예산이 '조족지혈(鳥足之血)'수준으로, 매우 소심하게 편성된 예산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국토부 측은 대전산단 재생사업과 관련해 올해 기반시설 정비 등을 위해 150억원을 편성했고, 내년 예산도 당초 예산(94억원)보다 증액돼 전년 수준 이상으로 편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산업입지정책과는 “대전산단 재생사업의 경우 대구, 부산 등 타 시범지역에 비해 사업 진행속도가 빠른 편이다”면서 “(대전산단은)재생사업지구 지정 등을 거쳐, 올해 말까지 재생 시행계획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행계획은 늦어도 내년 초 확정된다. 시행계획이 나오면 사업 착수시점을 알 수 있다”고 답변했다.
김종민 대전산업단지협회장((주)유앤아이캐스트 대표)은 “그동안 재생사업이 당초 계획대로 진행된 것이 없다. 이럴 경우 이전 여부를 결정해야 할 산단 외곽지역 기업들은 재산권 행사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걱정하면서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재생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한 정부(국토부)도 신뢰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재생사업이 지연되면 기업들의 이전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산업단지의 불편사항들이 개선되고, 전통산업과 첨단산업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계획이 빨리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재생사업 관련, 대전시의 소극적인 대처도 질타의 대상이 됐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대전산단이 정부의 재생사업 시범지구로 선정됨에 따라, 앞으로 재생사업은 대전시가 책임을 지고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내년 재생사업 예산 확보규모나, 재생사업 관련 실무전담 공무원이 단 1명(담당 계장·과장 제외)인 점 등을 보면 대전시가 다소 소극적인 부분도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권선택 대전시장은 지난달 대전산업단지협회를 방문해 “재생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한국토지공사와 적극적인 협의를 통한 해법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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