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참가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랜턴의 불빛에 의지한 채 갑천변을 걷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27일 열린 '제3회 月花水木(달·꽃·물·나무) 대전달빛걷기대회'에는 대전시민과 걷기동호인 등 7000여명이 참가해 하천변에서의 가을밤 걷기 매력에 흠뻑 빠졌다.
이번 대회는 불과 3번째 치른 대회임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참가자들이 몰려 명실상부한 중부권의 대표적 가을 축제로 일찌감치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짧은 가족코스(7㎞)는 물론, 적당한 거리의 건강코스(14㎞), 가장 긴 달빛코스(21㎞) 등 3개 참가자들은 단 한명도 낙오하지 않고, 아름다운 가을밤 걷기의 행복을 만끽했다. 도안신도시를 관통해 정림동 혜천대를 거쳐 유등천변을 따라 한밭수목원으로 돌아오는 달빛코스 참가자들은 완주한 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계기가 됐다며 즐거워했다.
엑스포시민광장에서 출발해 반환점인 유림공원을 찍고 돌아오는 가족코스에 참가한 5000여명의 시민들은 준비해온 간단한 음식을 나눠먹고, 그동안 부족했던 대화를 나누며 가족과 친구의 정 등을 확인했다.
갑천변의 아름다운 풍광과 알록달록 물들어가는 나뭇잎을 길동무삼아 나눈 '달빛 아래 대화'는 그동안 쌓였던 스트페스를 풀기에 충분했다. 저마다 가슴에 커다란 번호표를 달고 활짝 웃으며 엑스포시민광장에서 출발, 반환점을 돌아 완주한 참가자들의 표정은 땀에 흠뻑 젖은 채 다소 피곤한 기색이 보였지만, 여전히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완주증을 받고 돌아갔다.
일부 참가자는 완주한 뒤 광장 바닥에 앉아 연신 다리를 두드리며 뭉친 근육을 푸는가 하면, 가족들과 좀더 산책을 하고 가겠다며 쉬임없이 이곳 저곳을 오가는 모습도 보였다.
가을밤 통기타 가수들의 라이브 공연이 이어지면서 참가자들은 물론, 이곳을 찾은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기도 했다. 또 경품에 당첨된 참가자들은 대회운영본부 앞 보드판에 적힌 당첨자 번호를 확인하고, 경품을 수령하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전시생활체육회 관계자는 “걷기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저렴하면서도 좋은 생활체육”이라며 “내년에는 더 뜨거운 열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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