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청 직원 300여 명이 이날 단체로 달빛 걷기 대회에 참가해 끈끈한 동료애를 뽐냈다. 이들은 동료 직원들이 고생해서 탄생한 갑천누리길을 함께 걸으며, 건강도 챙겼다. 다만 갑천누리길 조성에 고생한 환경과 직원 40여 명이 교육 때문에 참가하지 못해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이영재 주무관은 “건강도 챙기고, 이런 기회가 아니면 동료들과 함께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걸을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참여했다”며 “우리 기획공보실은 서로 협력하면서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가족들과 함께 참여한 직원들은 하루 동안 가족과 함께 걸으며, 가족간 화합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정강희 계장은 “개인적으로 21㎞를 걸으려고 하면 선뜻 도전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하지만 달빛걷기대회라는 행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함께 걸을 수 있어 정말 좋은 것 같다”고 달빛걷기 행사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정성직 기자
● 각시·신랑, 또 다른 추억 쌓기 - 가시버시팀
이날 달빛걷기대회 출발지점에서는 똑같은 복장에, 배낭 뒤 파란색 풍선을 달고 있는 '가시버시'회원들이 주변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가시버시'는 각시와 신랑이라는 뜻으로 남편들이 헬스장에서 만나 동네산악회를 함께 다니며 만든 부부동반 친목모임이다.
임재환 회장(60)은 “6쌍의 부부가 매월 함께 산행도 하고 걷기대회, 마라톤에도 참가하며 부부간 사랑을 쌓아가고 있다”며 “또 다른 추억을 쌓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이번 대회를 기다려왔다”고 밝혔다. 회원들은 출발 전 서로 출전 번호를 달아주는가 하면, 준비해 온 간식을 나눠먹으며 화개애애한 분위기를 자랑했다.
이들은 달빛걷기대회 1회부터 지금까지 매년 참가해 아름다운 달빛아래에서 갑천과 유등천을 따라 걸으며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 있다. 올해에는 14km 코스에 6쌍 전원이 참가했다. 박래건(53)씨는 “1회 대회 때 단체복을 입고 참가했는데, 저녁 먹는 모습이 신문에 나와 참 신기했었다”며 “모임의 연령층이 다양하다보니 서로 편하게 걸으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이 걷기의 매력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 아이들과 손잡고 가을정취 만끽 - 변동초 학부모회 가족
변동초등학교 학부모회는 엑스포다리 야경부터 청명한 가을하늘, 시원한 갑천변까지 운치 있는 가을밤을 마음껏 만끽했다.
학부모회는 가족별로 등록한 7개 팀 24명이 가족코스(7km)에 도전, 단 한명의 낙오자 없이 전원 완주했다. 이들은 복귀지점인 엑스포광장에서 해산하지 않고 유등천변을 통해 집이 있는 변동초 인근까지 걸어가 넘치는 에너지를 보여줬다. 이들 중에서도 변동초 핸드볼부 수문장 양준석(15)군이 단연 돋보였다.
양 군은 이날 오후 2경기를 치르고 달빛걷기대회에 참가했지만 지친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양 군은 학부모회 걷기행렬 선두에 서서 길을 안내하고 동생들의 안전을 위해 주의를 주는 등 의젓한 모습으로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양 군은 “솔직히 2경기나 치러 힘들었지만 가족들과 친구, 동생들과 같이 걷고 싶어 한걸음에 뛰어나왔다”며 “걸으면서 손톱만한 예쁜 달도 보고 가족과 그동안 못한 이야기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장희정 학부모회장은 “깔끔히 정비된 천변과 시원한 가을 날씨, 은은한 달빛 등 너무나 좋은 시간이었다”며 “시민들을 위해 앞으로도 자주 달빛걷기대회를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 갑천 첫 나들이… 情 새록새록 - 김종웅씨 가족
이날 대전달빛걷기대회 14㎞ 걷기 코스에 온가족이 참가한 김종웅(유성구)씨 가족은 무엇보다 온가족이 평소 하지 못했던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김 씨와 부인 김현정씨, 자녀 건원(12)군과 관현(10)양이 함께한 이번 달빛걷기 대회는 김씨 가족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대전으로 이사한지 얼마되지 않아 대전의 3대 하천을 둘러볼 수 기회를 선물했기 때문이다. 부인 김 씨는 “갑천이 아름답다고 하는데 아직 대전으로 이사하지 얼마 안돼 갑천을 와본 적이 없었다.
밤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갑천과 유등천 등을 바라보니 기분이 상쾌하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주말부부다. 주중에 멀리 떨어져 지내다 보니 주말에 만나는 가족의 소중함이 더크다. 남편 김씨는 “온가족이 모일 수 있는 기회가 되서 자주 이런 행사를 참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 온가족이 달빛 즐긴 멋진 밤 - 성하준씨 가족
성하준(42·천동·사진)씨 가족은 가을밤 달빛걷기 코스를 통해 다시금 가족간 화목을 다질 수 있었다.
이날 함께 참가한 성씨의 가족은 아내 엄은숙(42)씨를 비롯해 아들 경민(15·충남중)군, 딸 현지(11·천동초)양 등 모두 4명이다. 성씨 가족은 평소에도 천동 하천변에 마련된 보행길에서 저녁 시간대 함께 걷는다고 한다. 이번 대회는 대전 시민이 다함께 동참할 뿐만 아니라 같은 동네 주민들이 다함께 참여하는 만큼 의미가 새롭다는 게 성씨의 설명이다.
1993년부터 대전에서 거주하게 된 성씨는 천변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적인 보행길에 만족한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천변길을 활용한 대전달빛걷기 대회는 행사를 위한 행사가 아닌, 시민들의 흥미와 건강에 초점을 맞췄다는 데서 다른 행사보다 마음에 든다는 게 성씨의 대답이다.
이경태 기자
● 걷는 게 곧 보약… 팔순의 청춘 - 최고령 양세우 옹
덕분에 기자는 양 옹과 함께 걸은 2시간 내내 과연 80대 어르신과 함께 걷는 게 맞는지 의문이 가시지 않았다.
이날 달빛걷기대회 중간 식사장소인 유성 유림공원부터 만난 양 옹은 주름진 얼굴을 한 평범한 어른신과 첫 인상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유림공원을 빠져나와 본격적으로 천변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오랫동안 걷기 운동을 생활한 이의 차이를 알게 됐다. 발을 앞으로 쭉쭉 내밀며 보폭 큰 걸음을 빠르게 걸으면서도, 숨소리는 줄곧 들리지 않을 정도로 안정돼 있었다.
가로등 없는 천변길에서 초승달에 비친 양 옹의 걷는 모습은 흡사 30대와 다르지 않아 보였다. 양 옹은 “요즘 젊은이부터 노인까지 걷는 것을 아주 귀찮아하는데, 걷는 게 곧 건강을 회복하는 길”이라며 “하루 2시간씩 걸으며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 유등천을 자주 걸었던 양 옹은 2011년 원주에서 열린 100㎞ 걷기대회에서 20시간만에 완주했고, 지난 해까지 3회 연속 출전에 100㎞를 3번 완주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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